트럼프 등업고 과감해진 이스라엘…'두 국가 해법' 끝장나나
이스라엘 국회(크네세트)는 2일(현지시간) 집권 리쿠드당의 주도 아래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프로세스에서 예루살렘의 지위를 둘러싼 협상 여지를 좁히기 위한 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예루살렘의 분할 통치권을 상대에게 양도하려면 전체 의원 120명 가운데 8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도록 기존의 조건(단순 과반인 61명)을 강화했다. 법안은 또 예루살렘 외곽의 팔레스타인인 거주지를 예루살렘에서 분리하도록 허용했다. 분리된 곳은 별도의 지역으로 명칭하되 이스라엘의 통치권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리쿠드당은 앞서 중앙 위원회를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인 서안지구 통치권을 확대하고 무제한적인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극우 강경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공인에 힘입어 역내 장악력 확대에 속도를 내려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마이클 오렌 이스라엘 외교안보수석은 CNN방송에 "예루살렘은 우리의 수도이자 유대인 위주의 도시로 유지될 것"이라며 "이 목표는 유대계 이스라엘인들 대다수가 공유한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나빌 아부 루데이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국회의 예루살렘 통치권 강화 법안은 '선전 포고'나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루데이나 대변인은 "이번 표결은 이스라엘이 공식적으로 정치 프로세스 종결을 선언했음을 의미한다"며 "트럼프와 이스라엘 크네세트의 모든 결정에는 법적 정당성이 결여하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이 곳이 각각 자신들의 수도라고 주장해 왔다. 유엔은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스라엘은 1948년과 1967년 1·3차 중동전쟁을 통해 예루살렘 전체를 장악하고 이 곳을 수도로 천명했다. 이에 팔레스타인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의 통치에 저항하는 '인티파다' 운동을 진행했다. 양측의 충돌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국제사회는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오슬로 평화협정을 중재했다.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수립되고 '두 국가 해법' 협상 논의가 시작됐지만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