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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미국이 키우려는 쿠르드군, 태어나기 전에 숨통 끊어버릴 터"

등록 2018-01-15 21:29:15   최종수정 2018-01-15 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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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부르트=AP/뉴시스】 터키의 레셉 에르도안 대통령이 2017년 11월 북부 도시에서 집권 정의개발당 지지자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7. 11. 19.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터키의 레셉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를 주축으로 구축하려고 하는 3만 명 규모의 시리아 국경보안군에 대해 15일 "물에 빠트려 죽게 하고 말겠다"고 공언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의 한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하던 중 터키 국경에 "테러 세력"을 끌어모으고 있다며 나토 동맹국인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에르도안은 "테러 세력을 태어나기 전에 익사시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AP는 2014년 8월 이슬람국가(IS) 조직 소탕을 위해 미국이 주도해 구성했던 연합군이 IS 이후 시리아 국경을 지키기 위해 3만 명에 달하는 국경보안군을 만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 인원 중 반을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주축의 시리아민주대(SDF)로 채울 방침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원하던 여러 온건 시리아 반군들 중 쿠르드족 중심의 이 SDF를 가장 신뢰하고 장비 등을 풍부하게 대줬다. IS 퇴치가 이뤄진 상황에서 되돌아보면 미국의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지원은 장기적인 복안에 따른 시리아 전략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유프라테스강 동안부터 터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북부에 모여 살고 있던 쿠르드족은 2300만 시리아 인구 중 10%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쿠르드족의 SDF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25%의 땅을 차지하고 있다. IS가 쇠퇴할 무렵부터 시리아 쿠르드족은 공공연히 시리아의 연방제를 입에 올렸다. 유프라테스강 동쪽의 터키 국경 부근과 이라크 서쪽 국경에 걸쳐 쿠르드 자치지역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 지원의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을 밀어낼 전망이 희박한 현 상황에서 어쩌면 미국이 그려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으로 유리한 지정학적 개념일 수 있다. 아사드도 권좌를 지키고, 러시아도 시리아 서부에 계속 남아 있는다면 미국은 쿠르드를 매개로 시리아 동부에 대치 세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의 수다 . 

이때 미국은 동맹국 터키와의 갈등은 감수해야 한다. 터키가 미군의 SDF 지원을 비판하면서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 러시아, 이란 주도의 시리아 평화협상에 합류했던 데는 이런 쿠르드 활용의 미국 전략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인구 8000만의 터키에는 동남부 국경 부근을 중심으로 1700만 명의 쿠르드족이 터키 국적으로 살고 있다. 터키 쿠르드족은 쿠르드노동당(PKK)이 30년 넘게 벌이고 있는 터키 분리독립 운동의 기반으로 터키 정부가 극도로 경계하는 부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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