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시리아 국민대화…푸틴, 내전 종식 주도권 노리나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주도로 개최되는 '시리아국민대화회의'(SNDC)'를 계기로 시리아 내전 종식 방향을 둘러싼 열강의 권력 다툼이 노골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SNDC는 이날부터 이틀간 러시아 소치에서 진행된다. 러시아와 이란, 터키는 시리아 내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종식 절차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시리아의 여러 사회 구성원들 사이 대화를 증진해 시리아가 스스로 내전 종식과 국가 재건을 위한 정치적 합의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이번 회의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회의에는 시리아 외무부 사절단과 종교, 부족, 경제 등 시리아 각계의 대표 약 1600명이 참가한다. 러시아, 이란, 터키를 비롯해 이라크, 요르단, 사우디 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등 아랍 국가들도 대표단을 보낸다. 러시아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도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참가해 달라고 초청했다. 미국 정부는 초대를 받은 사실만 확인하고 참가 여부는 응답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유엔의 스타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 특사도 소치 회의에 함께하기로 했다. 그는 SNDC가 유엔 중재 제네바 평화회담의 불씨를 살리고 시리아 정부와 야권 간 정기적 대화를 촉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부 시리아 반군 단체가 소치를 찾기로 했지만 최대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 국민동맹(SNC)'이 불참한다.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엔 중재 회담으로부터 자기쪽으로 주도권을 돌리기 위한 '쇼'를 한다고 비판했다. SNC는 26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우방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권력 이양을 압박할 의향이 전혀 없다며, 러시아가 소치 회담을 통해 역내 실세 입지를 공고히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일간 가디언은 소치 회담을 주도하는 러시아, 이란, 터키가 아사드 정권 유지를 지지한다며 이들이 서방의 시리아 제재 해제와 재건 지원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엔과 서방은 소치 회담을 앞두고 25~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리아 폅화 협상을 진행했는데 이 곳에서는 시리아 정부의 반발만 키웠다. 미국, 영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은 시리아 총리의 권한을 확대해 아사드의 권력을 억제하자고 했다. 이 같은 제안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생각에 기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정부 협상 대표인 바샤르 자파르는 빈 회담에서 나온 주장은 "블랙 코미디나 다름없다"며 시리아인들을 피흘리게 만든 서방이 시리아의 미래를 운운한다고 비난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