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거침없는 자화자찬…연두교서 팩트체크 해보니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취임 이후 자신이 이룬 성과를 홍보하는데 대부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2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실업수당 청구는 4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흑인과 히스패닉의 실업률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 세제개편으로 인해 연 7만5000달러의 소득을 올리는 4인 가족의 세부담이 2000달러나 줄어들고, 법인세율 인하로 평균 가구 소득이 4000 달러 가량 늘어난다고 홍보했다. 그는 애플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크라이슬러, 도요타 등의 기업도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옮길 계획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그의 발언에 대한 '팩트체크' 내용을 보도했다. 다음은 연설 내용 중 NYT 기자들이 오류를 발견한 부분. ▲"선거 이래로 우리는 2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16년 대선 이후 증가한 일자리 수는 월평균 약 16만9000개였다. 이같은 증가 추세는 지난 7년 동안 미국 경제가 이룬 성과(월 18만5000개)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수년간의 임금 정체 후 마침내 우리는 임금 상승을 목격하고 있다" →임금이 증가 추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가 끝나던 당시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애플은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고, 2만명의 직원을 더 고용하기로 했다" →3500억 달러 중 최소 2750억 달러는 애플의 과거 지출 추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 신규 투자 규모는 370억 달러로 추정된다. ▲"우리는 미국의 에너지 전쟁을 끝내고 있다. 클린콜(정탄) 전쟁을 종식시켰고, 매우 자랑스럽게도 에너지를 세계에 서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에너지 수입국이다. 순수출국이 되는 시점은 2020년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017년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됐고, 석탄도 수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석유는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규제를 되돌린 것은 맞지만 석탄 산업은 이미 더 저렴한 천연가스 때문에 쇠퇴하는 중이다. ▲"우리는 1년 만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건설했다. 단순한 도로 허가를 받기 위해 10년이 걸린다는 것은 불명예 아닌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년 만에 건설됐지만 건설 시간과 허가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엄연히 다르다.(이 건물은 건설 계획 기간 중 설계가 최소 15번 바뀌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도로 건설 과정을 과장하고 있다. 큰 프로젝트는 대기 시간이 10년까지 걸릴수도 있지만 소규모 프로젝트는 전혀 시간이 걸리지 않기도 한다. 연방 고속도로국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평균 대기 시간은 3~6년이다. ▲"우리의 계획(국경 장벽 건설)은 범죄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위해 활용했던 허점들을 차단 할 것이다" →장벽이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지 않다. 이민이나 마약의 흐름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국경 통과의 대부분은 이미 펜스나 벽이 있는 곳에서 발생했다. 단 30%만이 국경 검역이 없는 곳에서 미국으로 들어왔다. ▲"(입국자의) 기술, 가치, 우리 국민의 안전에 대한 아무런 고려도 없이 무작위로 그린카드를 나눠주는 비자 추첨 프로그램을 끝내겠다" →미 국무부의 비자 추첨 프로그램에 신청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이나 최근 5년 사이에 2년 간의 직장 경력이 필요하다. 직장 경력은 2년간의 훈련이나 경험이 요구되는 것이어야 한다. 또 신청자는 신체검사를 받아야하고 범죄 기록이 없어야 한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