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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시아,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놓고 안보리서 정면 충돌

등록 2018-04-10 08: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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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부끄러운 줄 알라" vs 러 대사 "서방의 모함"

헤일리 "아사드 정권 돕는 러시아 손에도 피 묻어"

러 대사 "OPCW가 10일 두마 현지서 공정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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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마=AP/뉴시스】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 장악지역인 두마에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발생해 어린이들이 치료받고 있다. 사진은 시리아민방위대(SCD) 제공. 2018.4.9.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사태의 책임 소재를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9일(현지시간) 정면으로 부딪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뉴욕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시리아의 남녀와 어린이들에 대해 또 다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며 "어느 쪽으로든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헤일리 대사는 "역사는 이를 안보리가 임무를 다 하지 못하고 시리아인들 보호에 완전히 실패한 순간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는 괴물은 죽은 어린이들 사진을 보고 충격에 빠지는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는다"며 "러시아 정권의 손에도 시리아 어린이들의 피가 묻었지만 이들은 희생자들 사진을 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그들이 원하기만 했다면 이런 무분별한 살육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며 "하지만 아사드(시리아 대통령) 정권과 함께 하며 망설임 없이 그를 지원했다. 이런 자들에게 망신을 준들 무슨 소용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결국에는 문명화된 정부라면 누구도 아사드의 살인 정권과 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과 같은 공격이 벌어진 상황에선 러시아의 방해 활동도 더 이상 우리를 인질로 잡고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바실리 네반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에 화학무기가 실제로 사용됐는지 명확하게 확인조차 되지 않았는데 미국과 서방국들이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러시아투데이(RT)가 보도했다.

 네반쟈 대사는 "사린과 염소의 사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정당한 증거도 없이, 러시아와 시리아에 대한 대립적 정책이 초래할 결과를 고민하지도 않고 행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야말로 두마 화학무기 사태와 관련해 시리아 정권을 모함하며 '가짜 뉴스'를 퍼뜨리려 한다며 , 미국이 이번 일을 핑계로 시리아 정부군에 공격을 가한다면 '엄청난 파장'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서방국들이 다른 나라 내정에 개입하려 할 때마다 혼란만 초래됐다"며 "당신들이 위험한 한계점을 넘으려 한다는 점을 알고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네반쟈 대사는 두마 사태에 관해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이르면 10일 두마를 방문해 현지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와 시리아군이 조사 요원들에게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지 민간 단체인 시리아미국의료협회(SAMS)와 반정부 단체 구타미디어센터(GMC) 등은 7일 두마에 화학무기의 일종인 염소 폭탄이 투하돼 최소 7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서방은 곧바로 아사드 정권과 러시아에 화학무기 공격 재발의 책임이 있다고 규탄했지만,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반군이 정부군 진군을 막기 위해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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