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혁명 시작됐다③]넥쏘 앞세운 현대차, 中 시장 다시 노크
완강 中 과학부 장관 "수소전기차 중 최고" 극찬中 정부 수소차 보조금 전기차보다 높게 책정
전기차 지원에 적극적이던 중국 정부는 수소전기차에선 후발주자인 만큼 시장 확대에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수소차를 100만대, 충전소를 1000기 이상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보조금 역시 수소전기차에 가장 후하다. 이런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유독 반가운 기업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올해 1회 충전에 항속거리가 600㎞ 넘게 달릴 수 있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내놨다. 넥쏘는 현대차가 절치부심해 선보인 모델이다. 201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인 투싼iX를 내놨지만 글로벌 판매 1위는 그보다 1년 늦게 개발된 도요타 미라이에 빼앗겼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지원 탓이었다. 넥쏘를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선보인 현대차는 이 기술로 중국 시장 제패에 다시 한 번 나서겠다는 포부다. 중국 정부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기차 100인회 연간포럼'에서는 장관급인 완강(萬鋼) 중국 과학기술부 부장이 현대차의 넥쏘를 시승한 후 "지금까지 내가 타본 수소전기차 중 최고"라는 극찬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에서 두 차례 수소전기차 설명회도 열었다. 정의선 부회장도 적극적이다. 정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기간인 지난해 12월 댜오위타이에서 '수소전기차와 관련한 한중 경제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협약에는 한국의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추진단과 중국의 자동차공정학회가 수소전기차 관련 표준과 정책 교류 등을 통해 수소전기차 확산을 촉진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정부의 대표적 수소전기차 지원책은 보조금이다.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에 대한 보조금은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주행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5만 위안(약 820만원) 정도다. 전기차 보조금은 2020년 이후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하지만 수소전기차의 경우 현재 20만 위안(약 3300만원)으로 전기차보다 보조금이 높게 책정돼 있다. 2020년 이후에도 수소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계속 유지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는 지방정부 보조금까지 더하면 최대 50만위안(약 8500만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정부의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책도 수소전기차에 유리하게 설계됐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자동차 업체들이 2019년 10%, 2020년 12%의 NEV(신에너지차량) 크레딧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간 3만대 이상의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자동차업체는 모두 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현재 수소전기차,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 순으로 크레딧이 높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크레딧 차이는 주행거리에서 온다. 수소전기차의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전기차보다 높아 더 높은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을 확보한 현대차는 이런 NEV 제도의 가장 큰 수혜기업이 될 수 있다. 현대차 중국 판매량을 기준으로 크레딧을 계산하면 현대차는 내년에 90만대의 10% 수준인 약 9만 크레딧을 확보해야 한다. 이 수치를 달성하려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은 4만 5000대를 팔아야 하고 전기차는 3만대를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수소전기차의 경우 1만8000대만 팔면 된다. 남은 크레딧은 판매도 가능하다. 보조금·크레딧 제도 등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현대차의 기술력이 만나면 중국에서의 다시 한 번 중국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넥쏘는 막상 고향인 한국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기획재정부가 친환경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전기차 보조금 1190억원을 추가 투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조금 증액에서 수소전기차는 빠졌다. 언론의 호된 질책이 이어지자 일부가 다시 들어갔지만 당초계획만큼은 아니었다. 이미 정부의 올해 수소전기차 지원금은 모두 동이났다. 정부의 수소 전기차 보조금 지급 가능 차량은 고작 240여대다. 현대차 넥쏘는 사전판매가 개시된 지난달 19일 하루에만 733대에 팔렸다. 정부의 지원금 규모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무르익을 때까지는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기차 시장은 사실상 이미 놓친 것이나 다름없는데 수소전기차도 놓치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손을 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