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EU, 美관세에 보복 준비 중…바가지 쓰지 않겠다"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어깃장으로 주요 7개국(G7) 공동성명이 무산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공영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EU 역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준수하는 선에서 미국의 관세에 대한 보복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반복해서 바가지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행동에 나서겠다"고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격양된 모습으로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에도 수입 관세를 부과해 EU의 대응책에도 보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메르켈 총리는 "우선 그 자체를 막을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며 "그리고 EU가 다시 단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G7은 전날 폐막하면서 규칙에 기초한 국제무역 체제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싸울 것을 명기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무역 문제에 있어 미국과의 큰 마찰에도 불구하고 모든 G7 국가들이 "일치된 목소리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G7 현장을 먼저 떠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공동성명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어깃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른 국가가 우리의 농민과 노동자 및 기업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장벽을 세우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그들이 자국의 제품을 미국에 무료로 보내는 동안 우리는 수십년 간의 무역 불공정을 참았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밝힌 (미국의)철회에 정신이 번쩍 들고 다소 우울하다"며 "이는 G7의 끝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은 더이상 동맹국에 의존할 수 없다"며 "우리의 손에 쥔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반복했다.

 이어 "유럽 뿐 아니라 일본, 캐나다와 함께 우리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문제에서 유럽이 더욱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EU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기만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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