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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7 공동성명 철회에 글로벌 무역 갈등 최고조

등록 2018-06-11 09: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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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즉흥적 발언으로 국제 협력 파기", 메르켈 "철강 관세 대응책 마련"

미국은 캐나다 탓…"트뤼도가 트럼프 등에 칼 꽂아"

글로벌 무역 갈등 고조…전통적 美 동맹관계도 분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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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말베(캐나다 퀘벡주)=AP/뉴시스】주요 7개국(G7) 정상과 관료들이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 라발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공개한 이 사진은 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 하단)과 다른 정상들과의 불편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2018.6.10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7개국(G7) 정상회담 공동성명 거부로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 간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G7이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이에 대한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의 보복 관세 문제를 풀지 못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서 트위터를 통해 공동성명을 철회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독일 ARD TV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를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동성명) 철회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약간 우울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르켈 총리는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EU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은 유럽이 일본, 캐나다와 함께 원칙을 지켜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통해 "국제적인 협력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담은 즉흥적 발언에 의해 좌우돼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G7 정상들은 지난 9일 끝난 정상회의에서 규칙에 기초한 국제무역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싸울 것을 명기한 공동성명에 합의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한 책임을 주최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에게 전가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9일 G7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7개국 모두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에 철강 관세를 부과한 것은 "모욕"이라며 "더이상 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7월 1일부터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기자회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를 향하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트위터를 통해 공동 성명 승인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의 기자회견에서의 거짓 진술과 캐나다가 미국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한다는 사실을 근거로 나는 공동성명을 지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G7정상회의에서 '선의'로 협상에 임했으며 공동성명에 서명할 계획이었으나 트뤼도의 기자회견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부정직한 외교(bad faith diplomacy)를 벌이고, 문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의 등에 칼을 꽃는 외국 지도자에겐 지옥에 특별한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G7이 무역 문제에 대한 합의에 이르는데 실패하면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둘러싼 글로벌 무역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또 미국은 무역 문제 외의 이슈를 두고도 'G6'와 대립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당초 G8 멤버였던 러시아를 다시 복귀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G7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 (러시아가) 좋든 싫든 세계를 운영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측 관계자는 "프랑스와 독일, 영국, 이탈리아는 의견일치를 이뤘다"며 "유럽의 공통 입장은 러시아의 복귀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G7으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동맹 관계에 분열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대니얼 서워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WSJ에 "그는 '레킹 볼'(wrecking ball·건물을 부수기 위해 크레인에 매달고 휘두르는 쇳덩이)과 같다"며 "이 손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워 교수는 "미국은 짜증과 화를 잘 내고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G7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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