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여야, 대정부질문서 심재철 유출 공방
심 의원은 국가재정정보시스템 접속 과정을 시연하면서 "국민의 세금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보는 것은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라며 "제 보좌진들은 해킹 등 불법적 방법을 쓰지 않고 100% 정상적으로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다. 아무런 불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비인가 영역에 접속한 것을 들어 '불법'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공직자라면 감사관실용이라고 표시돼 있으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저희가 보기엔 최대 100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됐는데 사법당국에 위법성 여부를 따져볼 사항"이라고 맞섰다. 심 의원은 '세월호 미수습자 마지막 참배일과 밀양 세종병원 참사 당일 등에 업무추진비가 오남용 됐다'며 사용처와 금액을 공개하면서 "기강해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부총리는 "업무 관련성이 입증되면 된다"며 "심 의원이 국회 보직 중 주말에 드신 것과 같다. 그 기준과 같이 봐야 한다"고 되받아쳤다. 그는 오남용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에 전수 감사를 의뢰한 것을 언급하면서 "심 의원이 걱정하는 내용이 나오면 일벌백계하겠다"고 했다. 심 의원은 청와대 직원들이 정부의 예산집행지침을 위반해 회의참석 수당을 챙겨왔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정부는 민간인으로 들어가 임용되기 전까지 한두 달 정도 무료 자원봉사를 한다. 이분들만 유독 돈을 받았다. 염치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김 부총리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그분들에게 최소한 거마비를 주는 건데 과거정부 10년 전 얘기까지 하는 것은 글쎄요. (동의할 수 없다) 감사 결과를 기다려보라"고 맞섰다. 심 의원은 업무추진비 관련 청와대 해명을 비판한 일부 언론의 사설을 인용해 "언론이 보도를 잘못하고 있는거냐"고 질타했다. 김 부총리는 "의원이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며 "지금 얘기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억울한 것이 많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정보관리에 실패한 정부가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고 고발했다"고도 반발했다. 김 부총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심 의원을 사실상 '도둑'에 비유하면서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윤관석 의원은 "국가 기밀 불법 탈취 당사자가 시연하며 대정부질문하는 기막힌 상황을 보면서 국회의원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자괴감까지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우 의원도 김 부총리와 유영민 과학기술부 장관 등을 불러 정보통신망법과 공공기록물법 위반 여부를 캐물었다. 김동연 부총리는 고소고발 취하 여부를 질문 받자 "법률 상식으로 고소는 취하가 가능한데 고발은 형사이니까 취하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반면 박맹우 한국당 의원은 "내용은 고사하고 절차를 가지고 입 맞춰서 덮는다고 혈안이 돼 있는데 그렇다고 진실이 덮이지는 않는다"며 "한국당은 반드시 그 실체를 밝혀낼 것이다. 신적폐의 실체는 오래지않아 드러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심 의원을 지원했다. 이밖에 여야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을 두고도 맞붙었다. 탈원전 기조에 대해서도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발표된 1년간 고용통계는 참사수준이었다"며 "이전 정부까지 개선돼 왔던 소득 양극화도 10년 만에 최대 격차로 늘어났다"고 질타했다. 그는 최저임금과 관련해 "최저임금을 업종과 규모, 지역에 따라 유예하거나 탄력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단일임금제를 부분적으로 수정할 것인지는 전문가 검토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현재 상태에서 차등 적용한다는 것에 따르는 여러 문제점을 깊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도 "탄력근로제 확대, 업종별 특수성을 감안한 예외 인정은 연내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기 확증 이론이나 무모한 오기로 경제정책을 하면 정책이 불균형해지고 편식하게 된다"고 질타했다. 그는 고용쇼크와 관련해 "국민에게 솔직한 사과를 할 때가 아닌가"라고도 캐물었다. 김동연 부총리는 "금년 하반기 들어 생긴 고용 실적과 현황에 경제 운용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면목이 없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하반기부터는 가슴에 숯검댕이를 안고 사는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중병인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공정 경제 회복 없이는 더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 10년간 여러 숫자로 증명됐다. 이제는 다른 처방을 써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소득을 늘려주는 소득주도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가계 소득을 늘리고 지출을 줄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소득주도성장은 불가피한 시대가 됐다"며 "단 실행 과정에서 현장 수용성 등은 보완이 필요해졌다"고 했다. 박맹우 한국당 의원은 신재생에너지의 비효율성 등을 언급하면서 "정부는 탈원전 한다고 하면서 국민을 완전히 바보 등신 취급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탈원전은 그야말로 국가 자살행위다"며 "이제라도 탈원전 정책을 반드시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핵연료 사후처리비 등 예비비용이 원전 단가에 포함이 안돼 있어 원자력의 경제성이 상당히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사용 후 핵연료를 더이상 쌓을 곳이 없다'는 지적에 "연내 내부 준비를 거쳐 내년부터 공론화 과정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수도권 부동산 급등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윤관석 의원은 "야당과 일각에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주장한다"고 입장을 물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조합원 지위 양도나 규제 완화 요구를 받아들여 조치를 한다면 투기를 과속화하고 시장을 불안정시킬 것"이라며 "지금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안정에 도움"이라고 했다.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은 후분양제와 분양가 상한제, 원가 공개 등도 촉구했다. 이낙연 총리는 "후분양제나 분양가 상한제 등은 검토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면서도 "정책적으로 조금 더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30만가구 공급계획을 발표 했는데 제대로 지자체와 협의했는지 의문"이라며 "광명, 성남 등 지자체 단체장들이 반대한다고 의견 표시했다"고 질타했다. 김현미 장관은 "지자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방안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