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이슈진단②-고용세습] 한국당, 국정조사 카드로 여권 압박
'박원순·민주노총 동시 겨냥 이슈' 총공세현 정부 아킬레스건 청년 실업 문제 강조야3당 국조 추진…여당 "감사 이후 논의"일각 "국정 조사 정치공세 그칠수도"
그간 한국당은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의혹을 '문재인 대통령,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노총이 관여한 권력형 채용비리게이트'로 규정하고 연일 공세를 퍼부었다. 여권의 차기 주자인 박원순 시장과 전통적 여당 지지 기반인 민주노총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이슈인 만큼 당 차원에서 역량을 총동원해 판을 키우는 모양새였다. 특히 현 정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청년 실업 문제를 강조, 비판함으로써 한국당이 취약한 지점으로 평가받는 청년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도 풀이됐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은 물론 친여 성향인 민주평화당이 뜻을 함께하며 국정조사 요구서를 함께 제출하기도 했다. 정의당 역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포함을 전제로 공공기관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동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국감 기간 이어진 공공기관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질타는 서울시와 정부의 후속 대책을 끌어내기도 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했고,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채용비리근절추진단을 내달 출범키로 했다. 반면 국감 이후 채용 비리 의혹 국정조사 논의 테이블에 앉겠다고 밝혔던 민주당은 의혹 대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정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나 시 차원에서 전수 조사 등 후속 대책이 진행 중인 만큼 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기자감담회에서 "한국당에서 마치 조직적이고 엄청난 비리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감사원 전수 조사에서 새로운 의혹이 나오거나 비리가 나오면 그때 국정조사를 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조사는 남용돼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민주당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공공기관 청년 일자리 도둑질은 국민 공분을 사고 있다"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과 제1야당이 입장을 달리하면서 민주당이 야 3당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사법 농단 사건에 대한 특별재판부 추진과 야 3당이 추진하고 있는 국정조사 사이 '빅딜'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당장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홍 원내대표는 "특별재판부 등을 고리로 다른 문제를 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특별재판부 추진에 대해 "치졸한 물타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공기관 채용 비리 의혹 국정조사가 정쟁 수준에서 그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 말로는 지방 공공 단체에 강원랜드도 포함됐다고 하지만 실제 정의당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인다"라며 "한국당이 강원랜드 포함에 대해 확답을 내리지 못하고 민주당도 감사 결과를 지케보겠다고 하는 만큼 정치공세로만 끝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여야가 감사원 감사나 국정조사가 아닌 제3의 방법을 찾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경제가 안 좋아지면 채용 비리와 관련한 비판 여론이 더 커질 것"이라며 "이번 건은 감사원 감사만으로 넘어가기는 어려워 보이고, 정치권에서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 사이 중간 단계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