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손자 학폭 은폐' 숭의초 사건 이대로 마무리되나
서울시교육청 행정소송 패소 후 항소 포기학폭에 대기업 손자 가담 직접 증거 못 찾아중징계 취소 후 견책 등 경징계 재요구 예정"반전 위해선 정의의 사도…현장진술 필요"
10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법원 판결 내용을 존중한다"면서도 "항소를 제기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항소 포기 취지를 밝혔다. 지난 2017년 4월 숭의초등학교 수련회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에는 대기업의 손자가 가해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3학년 학생들이 장난감 야구방망이로 동급생을 때리고 물비누를 강제로 마시게 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중 대기업 손자도 연루됐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해당 학생이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대기업 손자 봐주기' 의혹이 계속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구성에 규정에 있는 학교전담경찰관이 제외되고 교사가 포함된 점, 대기업 손자 학부모에게 조사 자료 및 자치위원회 회의록을 누설한 점, 최초 진술서 중 일부가 사라진 점 등을 이유로 학교가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며 교장, 교감, 생활지도부장, 담임교사 등에게 중징계를 요구했다. 피해학생 부모가 대기업 손자를 가해학생으로 지목했는데도 1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해당 학생을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교장은 피해학생 학부모에게 전학을 유도하는 발언을 한 정황도 드러나기도 했다. 숭의초는 처분결과가 부당하다며 재심의를 청구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학교 측은 징계요구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냈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대기업 손자가 학교 폭력에 가담했고 학교가 이를 축소·은폐했기 때문에 중징계를 내렸으나 목격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해당 학생의 개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법원은 중징계는 과하다는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판결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외부 법률 자문을 받았으나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징계수위가 과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리가 웬만하면 항소를 하는데 승소 확률이 낮다고 봤다"며 "징계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과하다는 거라서 처분 포기 후 경징계로 재처분하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폭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흐르고 징계 건으로 다퉜던 서울시교육청마저 항소를 포기하면서 이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반전이 되려면 정의의 사도가 나타나서 당시 영상이나 증언 같은 게 나와야 한다"며 "제일 중요한 건 그 당시 현장에 있던 수련지도사들이고, 그들의 현장진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