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강 우려'에 한은, 금리동결(종합)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1.75%로 유지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 전망 우세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이 24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각 경기지표 부진에 금리를 올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연 1.75%로 인상된 기준금리는 두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삼성본관에 위치한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 1.75%의 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올린 뒤 1년간 동결해오다 지난해 11월 한차례 추가 인상에 나선 바 있다. 이번 금리동결의 주된 이유는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으로는 수출발(發) 경기 둔화 국면이 현실화되고 있고 밖으로도 중국 경기 둔화 등 세계 경기 하강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국내 경제 성장세를 견인했던 수출마저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러 경계감이 크게 높아졌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5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4.6%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에서 수출도 2.2% 하락, 지난 2017년 4분기(-5.3%) 이후 1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지난해 연간 1.5%로 물가안정목표(2%)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3%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달 초 신년사를 통해 국내외 경제 상황을 두고 "내다보이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특히 바깥 여건이 우호적인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경기를 더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연거푸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불안한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던 셈이다. 세계 경기 하강 조짐에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선터라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도 덜어진 상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해 12월 금리를 연 2.25~2.50%로 인상했으나 올해 예상 금리인상 횟수도 당초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한·미 금리차는 현재 0.75%p 벌어져 있는데 미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한 금리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 한은으로서는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금리동결은 시장의 예상과도 어긋나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104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99%가 금리동결을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금리를 올리 만한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동결 기조는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동시에 낮출 경우 시장에서는 올해 내내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하반기에는 한은도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10월에는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아직 종료됐다고 보기 어렵고 금융불균형 완화 차원에서 금리인상 주장 의견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