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보선]1대1 무승부 성적표…여야 강경 대치 장기화 전망
'진보정치 1번지', '보수텃밭' 각각 수성한국당, 정권 심판론 공세 더욱 강화 전망민주당, 총선 앞두고 PK 민심 위기론 실감
자유한국당은 첫 선거를 치른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보수 텃밭인 통영·고성을 무난히 가져감은 물론, 창원성산에서의 선전으로 당 지지율 상승세에 모멘텀을 얻게 돼 향후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경남 창원 성산에서 후보 단일화를 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당선되면서 최악을 면했지만 낙승을 점쳤던 당초 예상과 달리 박빙 끝에 신승을 거두며 부산경남(PK) 민심 위기론을 체감하게 됐다. 4일 0시 현재 개표가 완료된 창원성산에서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이룬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45.75%의 득표율을 얻어 45.21%를 기록한 한국당 강기윤 후보에 0.54%포인트차 신승을 거뒀다. 개표율이 90.39%를 기록 중인 통영·고성에서는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59.54%의 득표율을 기록해 36.02%에 그치고 있는 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 당선이 유력하다. 이번 보궐선거는 단 2곳에서, 그것도 남은 임기가 1년 밖에 안되는 국회의원을 뽑는 '미니 선거'였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마지막 선거여서 민심의 풍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평가받았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정국이 급랭한 가운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진보정치 1번지' 창원 성산과 '보수 텃밭' 통영·고성에서 여야가 1석씩 나눠가짐에 따라 양보 없는 대치 정국이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권심판론'을 이번 선거의 핵심 구호로 내세웠던 한국당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개표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석패하기는 했지만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에서 초반 열세를 뒤엎고 정의당 후보와 수백표차 접전을 펼쳤다. 공장과 노동자가 많아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곳에서 거둔 의미 있는 득표율을 바탕으로 '좌파정권 실정론'을 앞세워 거친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황 대표는 정부의 경제 실정과 인사 실패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보수진영 구심점으로의 자리매김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뜩이나 '인사 실패'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은 무승부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집권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소수 정당에 양보한 후보 단일화의 승부수를 던졌음에도 하마터면 한국당에 창원 성산을 내줄 뻔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나머지 통영·고성 뿐만 아니라 기초의원 3곳(전북 전주시 라, 경북 문경시 나·라)에서도 모두 패했다. 사실상 민주당은 건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선거를 통해 다음 총선에 대비한 동진(東進) 정책을 펼치려 했던 민주당은 경고등이 켜진 PK 민심을 뚜렷이 확인하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민주당이 얻은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의당이 의석수 1석을 확보함에 따라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다시 이룰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만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성사된다면 민주당은 한국당에 대항할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되는 셈이다.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개혁입법 처리를 위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간 공조 체제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