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라이징Biz리더] 제영호 제이디솔루션 대표 "사람을 살리는 소리 만들고자"
SoT 분야 개척, 사물인터넷(IoT)에 초지향 음향 기술 접목소리로 정보 얻고 감정 공유하는 '호모 오디오쿠스' 시대
【서울=뉴시스】김은비 기자 = "사람을 살리는 소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화재가 나면 시각 장애인들은 점선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사망하게 됩니다. 시각 장애인을 안전하게 대피시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스피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초지향성 사운드 기술을 보유한 제이디솔루션은 모든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신 기술을 접목해 'SoT(Sound of Things)' 분야를 개척했다. 초지향성 스피커는 독립음장 기술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사용처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를 기기와 연결해 필요한 곳에만 선택적으로 소리를 전달하고 불필요한 소음을 차단한다. 초지향성 사운드 기술을 사용하면 사람들에게 이동 방향을 알려줄 수 있어 재난 발생 시 탈출을 돕는데 유용하다. 제영호 제이디솔루션 대표이사(40)는 11일 서울 금천구 제이디솔루션 본사에서 뉴시스와 만나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제이디솔루션은 2009년 기업·정부간 거래(B2G) 시장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해 터널·도로 방송, 재난방송, 해상방송 등에 사용하는 지향성 스피커 솔루션을 정부에 제공해왔다. 2020년에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진출해 미디어 분야와 전자상거래사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2022년에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제이디솔루션은 제영호(J)가 발견(Development)한 솔루션이라는 의미다. 제 대표는 목포해양대학교 기관시스템공학부에 다니며 자동차와 그 안에 들어가는 스피커를 직접 튜닝하며 음향 분야에 대한 흥미를 키웠다. 이후 가상현실(VR)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개인적 사유로 그만둔 후 서울대에서 개발한 '초지향성 음향 기술'을 발견해 곧장 사업을 시작했다. 소리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한 사업은 2016년 두 번의 거대한 데스밸리(죽음의 계곡)에 휘말렸다. 하나는 '대북 확성기 입찰 비리'로 피해를 보게 된 것이라고 제 대표는 설명했다. 당시 제이디솔루션은 대북 확성기를 납품하기 위해 1년여 간의 준비를 했지만 타업체의 군납 비리로 인해 제품 납품이 어려워졌다. 다른 하나는 한진 해운 부도 사태가 터지면서 한진해운 납품건으로 인해 큰 손실을 입은 것이라고 제 대표는 말했다. 제 대표는 "두 번의 손실로 한 순간에 회사가 무너질 위기까지 갔다"고 고백했다. 데스밸리에서 주저앉을 뻔한 제이디솔루션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엔젤 투자자'들이었다. 제 대표는 "기존 주주들이 많이 신뢰를 해줘 추가로 출자 자금을 빌려줬다. 또 제이디솔루션의 기술을 보고 투자해줬던 투자자들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제 대표는 경쟁사인 미국 스피커 회사 '터틀 비치'를 예로 들어 국내 투자 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 대표는 "터틀 비치는 매출이 약6억원 밖에 안 됐고 손실폭도 컸지만 제 작년에 1100억원으로 매각됐다. 한국에서는 기술 가치보다 재무적인 평가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방향성은 특정지역에 원하는 정보를 전달해주는 음파 기술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서도 서로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제 대표는 "앞으로는 방향성이 필수가 될 것이다"며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자신만의 공간 안에서 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스피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방향성 스피커를 이용하면 소음 분쟁도 없어질 수 있다. 가령 지금은 7시에 일어나야하는 남편이 알람을 맞춰놓으면 집 안의 식구들이 다 깨게 된다. 하지만 초지향성 스피커를 사용하면 소리가 남편에게로만 보내져 식구들이 계속 편안하게 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디솔루션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초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2019'에도 참가했다. 제 대표는 "(박람회에서) 초지향 스피커와 음파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며 "국내외 유수 기업들로부터 기술 투자 및 협업 제품 제의를 받았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는 소리를 컨트롤 하는 기술을 많이 알고 있고 시장성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봐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제 대표는 "앞으로는 사운드를 통해서 정보를 얻고 감정을 공유하는 '호모 오디오쿠스(Homo Audiochus) 시대가 열린다"며 "향후 목표는 어떤 제품이든지 방향성 기능을 넣는 것이다. 시각 장애인 등 특정 대상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