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과연 최강···위용 과시한 통산 7번째 우승
2014~2015시즌 이후 4시즌 만에 통산 5번째 통합우승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도 역대 최다 우승재구축한 모벤져스에 신구 조화…부상 변수·부담감에도 굳건
현대모비스는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에서 92-84로 승리했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전자랜드를 물리치고 통산 7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1997시즌, 2006~2007시즌, 2009~2010시즌 우승한 현대모비스는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를 제패한 바 있다. 정규리그에서 통산 7번째로 정상을 차지해 KBL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한 현대모비스는 자신들이 갖고 있던 통산 최다 플레이오프 우승 기록도 새로 썼다. 현대모비스는 1997시즌, 2006~2007시즌, 2009~2010시즌, 2014~2015시즌에 이어 4시즌 만에 통산 5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의 우승을 점쳤다. 양동근, 이대성, 함지훈, 이종현 등 포지션별로 정상급 선수가 버티고 있었고, 여기에 라건아, 문태종이 가세해 초호화 라인업을 구축했다. 예상대로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를 지배했다. 개막 5연승을 달린 현대모비스는 13연승을 질주하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시즌 개막 이후부터 한 번도 1위를 뺏기지 않고 완벽한 우승을 일궜다. 정규리그 거의 모든 부문에서 현대모비스는 팀 기록 1위였다. 득점 87.6점으로 1위에 올랐고, 실점은 77.8점으로 최소였다. 리바운드 43.5개, 어시스트 20.1개 등 주요 부문에서 모두 1위였다. 2점슛 성공률(56.2%), 3점슛 성공률(35.6%) 뿐 아니라 자유투 성공률(74%) 마저 순위표 가장 윗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어·우·모(어차피 우승은 모비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승 후보로 점쳐져 부담감이 있을 법도 했지만 현대모비스는 굳건했다. 부상 변수도 현대모비스를 흔들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시즌이 한창이던 올해 1월께 커다란 부상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12월 토종 센터 이종현은 왼쪽 무릎 슬개골과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아웃 됐고, 핵심 가드 양동근과 이대성이 각각 발목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다.
정규리그 1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현대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번씩 일격을 허용하긴 했으나 예상대로 우승을 일궜다. 현대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정규시즌 중 '천적'이었던 전주 KCC였다. KCC는 유일하게 현대모비스와의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열세가 아닌 팀이었다. '천적'도 소용이 없었다. 현대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잡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4차전에서 마커스 킨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막지 못해 졌지만, 4차전에서 84-80으로 이기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통산 10번째 챔피언결정전으로, 원주 DB와 KCC(이상 9회)를 제치고 역대 최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기록을 써냈다. 현대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창단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에 나선 전자랜드를 만났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도 전문가들 대부분이 현대모비스의 우승을 점쳤다. 객관전인 전력 뿐 아니라 경험에서도 현대모비스가 앞도적으로 앞섰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앞세운 전자랜드는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달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기세가 대단했지만, 현대모비스의 벽은 높았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양동근의 결승 3점포로 신승을 거둔 현대모비스는 2차전에서 70-89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계속되는 턴오버와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공격에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유재학 감독은 4쿼터 중반 주축 선수들을 모두 빼며 강수를 뒀다. 2차전 대패는 되려 약이 된 모습이었다. 경험이 풍부한 현대모비스에게 대패의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적지에서 열린 3, 4차전을 내리 잡은 현대모비스는 홈에서 우승을 결정지었다.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플레이오프 3연패의 중심에 섰던 양동근, 함지훈이 여전히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고, 여기에 3연패에 앞장섰던 라건아가 돌아와 막강한 진용을 과시했다. 여기에 '타짜' 문태종이 새롭게 합류해 외곽에서 힘을 더했다. 단신 외국인 선수 섀넌 쇼터의 존재도 든든했다. 라건아는 페인트존에서 득점, 리바운드를 책임졌다. 양동근과 함지훈은 유재학 감독이 펼치는 전술의 핵심이었다. 공수에서 기둥 역할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1차전과 3차전에서 결승골의 주인공은 각각 양동근과 라건아였고, 4차전에서 끌려가던 현대모비스를 구출한 것이 양동근과 함지훈, 라건아였다. 가드 이대성의 성장은 현대모비스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대성은 타이트한 수비에 더불어 빠른 속공 능력을 겸비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베테랑 슈터 문태종은 고비마다 3점포를 터뜨리며 '타짜'의 면모를 자랑했고, 오용준은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영양가 높은 3점포로 지원했다. 45세의 '시계 형님' 아이라 클라크는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으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을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멘토 역할을 했다. 박경상과 고졸 신인 서명진도 정규시즌 중 양동근, 이대성의 공백을 메우는 등 힘을 더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전자랜드가 패기를 앞세웠다지만 현대모비스는 이대성이 중심이 된 젊음에 노련미까지 더해져 있었다. 사령탑으로서 KBL 역대 최다인 6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일군 '만수' 유재학 감독도 현대모비스 우승의 원동력이다. 현대모비스가 2012~2013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을 때 수비 조직력을 앞세웠다는 평가를 들었던 유재학 감독은 최근 2년간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 농구에 중점을 뒀고, 공수에서 최강의 팀을 빚어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