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국회' 문 부수려 '빠루'까지 등장…민주-한국 네 탓 공방(종합)
'점거 상태' 의안과 문 부수려 노루발못뽑이 동원한국당 "민주 요청으로 방호과가 전달한 것" 주장민주당 "국회 방호과가 사용…한국당 불법행위 탓"
국회 사무처가 의안과 사무실의 점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동원한 것이지만 격렬한 몸싸움의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를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전날 저녁부터 여야 4당이 패스스트랙에 태우기로 한 검찰개혁 관련 법 제출을 놓고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강하게 충돌했다. 한국당이 의안과를 점거한 상태에서 민주당은 법안 제출을 위해 강제로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며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경호권을 발동하자 방호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의안과 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빠루'는 이날 새벽까지 멱살잡이와 주먹다짐이 오가는 중에 등장했다. 경호권 발동에 따라 국회 사무처가 한국당이 점거한 국회 의안과 문을 뜯기 위해 빠루와 장도리, 쇠망치(해머)를 동원한 것이다. 결국 손잡이가 떨어져나가는 등 의안과 문 일부가 파손됐으며 현장에서 농성 중이던 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마치 성벽을 보수하듯 부서진 문을 스티로폼 등으로 덧댔다. 한국당은 이 상황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새벽 국회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비서실장을 통해 "오늘 우리는 공사장에나 있어야 할 망치 등을 들고 국회 문을 때려 부수려는 민주당의 모습을 목도했다"며 "무너지고 있는 헌법가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저항을 끝까지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안과 앞에서 개최한 긴급 의총에 문제의 빠루를 손에 들고 나오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그들의 모든 과정은 하나하나가 다 불법이었다"며 "의회 쿠데타이자 의회 폭거다. 그 폭거에 우리는 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어제 밤부터 벌어진 그 일들은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한국당 의원·보좌진과, 도끼와 망치를 앞세워 국회의사당과 국회법이 정한 모든 절차를 부수고 마지막에는 대한민국 헌법을 부숴버리려는 민주당과 2중대·3중대의 전쟁의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들고 나온 이 빠루는 어제 7층에서 민주당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의안과 문을 부수려고 해 빼앗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 빠루가 국회가 경호권을 행사함에 따라 적법하게 등장한 것으로 한국당의 불법행위 탓이며 자신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국회 충돌 당시 회의실 문을 열기 위해 망치 등의 도구가 사용됐던 것은 한국당 의원들의 불법적인 회의 방해로 인해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 등 국회 절차에 따라 국회 방호과 직원들에 의해 이뤄진 일"이라며 "민주당 당직자나 관계자는 일절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빠루가 누구 것인지를 논란이 되자 국회 사무처는 "해당 물품은 모두 국회 사무처의 시설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물품으로 점거돼 있는 의안과의 출입문을 열기 위해 사무처 경위직원들이 사용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의안과 점거 및 의안과 직원 감금상태를 해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문제가 된 빠루를 민주당이 휘두른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쇠망치와 빠루가 등장한 불법 폭력사태를 항의하기 위해 국회 사무총장실을 찾은 자리에서 배석한 사무처 관계자는 쇠망치와 빠루의 진실에 대해 이실직고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그는 '쇠망치는 민주당이 준비해 온 것이고, 빠루는 민주당 측의 요청으로 방호과에서 전달해 준 것'이라고 했다"며 "결국 쇠망치와 빠루를 휘두른 것은 민주당 관계자라는 얘기"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