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용기 아닌 용기 냈다"
연극 '미저리' 출연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탤런트 안재욱(48)이 연극 '미저리'를 통해 5개월 만에 컴백하면서 공개 사과했다. 16일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좋은 모습, 성실한 모습으로 보답을 해야 하는데, 제가 숨고 피하면 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안재욱은 지난 2월9일 밤 지방 일정을 마친 후 숙소 옆 식당에서 동료와 술을 마신 뒤 이튿날인 10일 오전 차를 몰고 서울로 향하던 중 음주 단속에 걸렸다.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뒤 출연 중이던 뮤지컬 '광화문연가', 출연을 앞두고 있던 뮤지컬 '영웅' 등에서 잇따라 자퇴했다. 술을 마신 다음 날에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는 변명도 할 법했는데 안재욱은 두 말 없이 자숙해 왔다. 뮤지컬에는 종종 출연했지만 연극 무대는 1997년 '나비처럼 자유롭게' 이후 22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 복귀가 다소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안재욱은 "질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복귀를 하고 싶어한들 무대가 없으면 '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저리' 무대가 주어졌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얘기다. "재학 시절보다 더 많이 연습을 했어요. 공연에서 비춰지는 모습 만이라도 좋았으면 해요. (대중이 부정적으로 보는) 개인적인 부분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서 보답하겠습니다."
안재욱은 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영웅' 10주년 앙코르 공연에도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음주 운전 적발 이후 이를 취소했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를 다룬 작품이다. '미저리'를 통해 복귀했지만 '영웅' 출연을 고사한 것은, 위인인 안중근을 연기하는데 따른 심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욱은 "계획됐던 작품에서 하차를 하면서, 컴퍼니와 배우들에게 정말 미안했어요"라면서 "지난 작품에서 하차한 마당에, 새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맞나 고민을 했죠. 변명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함께 했던 컴퍼니, 배우, 스태프가 응원을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 어법으로는 지금의 심경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제가 야인으로 사는 것이 아닌 이상 어떤 방법이 됐든 보다 나은 모습, 지금보다 성실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이 짧았는지 모르지만 아무 일도 안 하고 있으니 돌파구를 찾을 엄두가 나지 않더라"는 것이다. 다만 "누군가에게 미워 보이고 용서가 안 될 수 있지만 작은 응원이라도 힘이 된다면 발판 삼아서 더욱 더 좋은 모습을, 행동을 취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고 여겼다.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용기 아닌 용기를 냈죠. 일이 배우라 (대중에게) 노출이 될 수밖에 없는 점이 있는데, 더욱 더 생각하고 사려 깊게 행동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미저리'는 미국 작가 스티븐 킹(72)이 1987년 펴낸 소설이 원작이다. 케시 베이츠(71) 주연 영화 ‘미저리’(1990·감독 로브 라이너)로도 유명하다.
애니는 역시 초연에 나왔던 길해연과 이번 작품으로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김성령이 나눠 맡는다. 폴을 외부와 연결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인물인 '버스터'는 초연배우인 고인배가 다시 연기한다. 25일부터는 MBC 아나운서 출신 손정은이 버스터를 나눠 연기한다. 버스터 역은 성별에 상관없는 젠더 프리 역이 됐다. 드라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고개 숙인 남자' 등을 만든 스타 PD 출신 황인뢰 전 MBC PD가 연출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