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 인터뷰]박준규·진송아 "원앙커플 비결? 30년째 붙어다녀요"
'인생 감정쇼-얼마예요?' 금실 좋은 부부
2일 TV조선 예능물 '인생 감정쇼-얼마예요?' 녹화장에서 만난 부부는 여전히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였다. 5시간이 넘는 녹화를 한 뒤에도 서로 떨어질줄 몰랐다. 박준규는 "'얼마예요' 녹화하는 날은 아내와 붙어 있을 수 있어서 좋다"면서 "부부가 종일 같이 있는 경우가 잘 없지 않느냐. 다른 부부들은 함께 있는 게 싫다면서 '우리가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하더라. 우리 아내는 나를 피곤하게 하지 않는다. 바가지를 긁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웃었다. "우리는 항상 같이 다닌다. 같이 사는 힘 같다. 기본적으로 남편이 정이 많고, 애정표현도 잘한다. 화낼 때는 불같지만, 서로 토닥토닥하면서 큰 마찰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배려하고 맞춰주는 게 잉꼬부부의 비결 아닐까. 남편은 말 한 마디라도 예쁘게 한다. 집에서 손 하나 까딱 안 하지만, 부탁할 때도 '미안하지만, 물 한 잔만 줄 수 있어?' '너무 고마워 여보'라고 말한다. 오히려 내가 '뭐가 고마워 이까짓게~'라면서 놀란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싸우거나 화낼 일이 없다. 나한테 엄청 틱틱거리지만 또 금방 풀린다."(진송아)
진씨는 "우리는 거의 안 싸워서 방송에서 '할 이야기가 있을까?' 싶더라"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혼내곤 한다. 잘못한 것을 지적하면 반박하기보다 바로 인정하니까 싸움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얼마예요'는 친정 집 같은 매력이 있다. 남편 혹은 아내와의 소소한 고민을 털어놓으면 "주변에서 도와줘 지원군 같은 느낌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부부는 "내 의견을 지지해주는 분들이 주변에 있는게 좋다. 정말 친정집에 가거나, 친구들과 함께 수다 떠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이번 녹화에서 부부 공방전 코너 녹화를 처음했다. 서로 섭섭한 부분을 이야기했는데, 나는 남편이 잘 삐치는 것이 고민이다. 남편은 내가 혼자 사우나 가거나, 연락 안 될때 불만이라고 하더라. 모든 걸 함께 하는데, 아이들이 크면서 내가 조금씩 빠져 나가려고 하니 남편이 서운해한다. 아이들도 가족 모임한다고 하면 일정을 바꿔서 맞춘다. 철저히 가족 중심이다."
박준규는 "부부 예능물은 쉬운 프로그램이 아니"라면서 "부부싸움 엿보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헐 뜯을 일이 아닌 것도 헐뜯더라. 평소 격하게 싸워야 방송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되고, 훈계하는 쪽으로 프로그램 방향이 흘러가지 않느냐. 우리는 싸울 일이 없어서 다른 부부 이야기할 때 주로 끼어드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솔직히 이런 예능은 훈훈한 프로그램이 아니지 않느냐. '당신은 이런 점을 고쳤으면 좋겠어' '앞으로 잘해 보자'라며 훈훈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기보다, 그 동안 부부가 섭섭했던 점을 털어놓고 싸우는 쪽으로 간다. 의도와 상관없이 이야기가 비약돼서 속상한 면도 있다. 난 수위 조절을 하지만, 처음 부부 예능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오해도 많이 받는다. 시청자들은 연예인들이 사는 이야기를 듣는 재미로 이런 프로그램을 보는 게 아닐까 싶다."
계속 '쌍칼' 이미지가 따라다닌 것과 관련, "땡큐 베리머치"라며 "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쌍칼로 안 불렸으면 좋겠다'고 할 수 있는데, 굉장히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준규 앞에 '박노식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쌍칼' '랩규' 등 평생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닉네임이 있다는 것은 아무나 못하는 것 아니냐. 열심히 연기해서 '쌍칼'로만 보이지 않게 노력하는 것 밖에 없다.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1·2에서도 쌍칼 때 연기 그대로 했으면, '강동식' 수사계장 캐릭터는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준규에 이어 두 아들인 박종찬(27)과 박종혁(21)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연예인 2세를 부정적으로 보는 대중들이 많다. 진씨는 "아이들의 연기 활동은 스스로 해나가야 할 부분"이라며 "큰 아들은 뮤지컬 쪽에서 많이 활동했는데 다음달 전역한다. 둘째 아들은 살을 19㎏이나 빼 '훈남'으로 자랐다.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알렸다. "안 좋게 보는 분들이 많은데 당연한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 잘 되는 꼴을 못 본다. '박준규가 알아서 해줬겠지'라면서 덕을 본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랬으면 나도 진즉에 스타가 되지 않았을까. 우리 아이들도 인맥 타고 작품 들어가서 연기하면 되겠지만, 요즘 젊은 감독들은 다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한다. 한 사람 잘못 캐스팅하면 드라마가 망하는데···. (내가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아이들은 전혀 섭섭해하지 않는다. 우리 아버지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감독 등 누굴 몰랐겠느냐. 살아 계셨을 때 누구 하나 소개해준 적이 없고 나도 고생을 많이 했다. 우리 아이들도 스스로 길을 개척했으면 한다."(박준규)
박준규는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입담 좋다'는 소리를 듣지만, "연기자를 버리는 순간 이것도 없어진다. 예능을 목적으로 하면 안 된다. 또 예능에 출연하면 이미지 안 좋아진다고 걱정하는 연기자들이 있는데 각자 하기 나름"이라고 조언했다. "연예인 부부가 나와서 투닥거리고 서로 갈구고 깔아뭉개는 부분들이 안 좋아 보일 수도 있다. 근데 이 안에서 보면 다들 사이가 좋고, 가끔 서운한 것을 방송에서 말하는 것 뿐이다. 사는 방식이 다르니까 재미있게 봐줬으면 좋겠다. 심각하게 혹은 진지하게 보면 안 된다. 다른 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싸울 일이 아닌데' 싶을 때가 있다. 서로 절충하고 이해하면서 사는 게 가장 이상적인 부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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