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삭발식, 애국가 배경에 분위기 장엄…당원들 '눈물'
담담한 표정 유지하다 마지막엔 눈 감아"문재인에 경고, 국민 뜻 거스르지 말라"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16일 오후 5시 청와대 분수대 앞.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식이 예고된 현장에서는 1시간 전부터 취재진과 유튜버, 시민들이 모여들어 북적거렸다. 황 대표는 이날 삭발투쟁을 선언하며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를 내걸었다. 그는 정확히 5시께가 되자 현장에 등장했고 카메라들이 일제히 모여들었다. 현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황 대표를 만나려는 강기정 정무수석이 와 있는 상태였다. 강 정무수석은 삭발식을 위해 들어오는 황 대표와 먼저 만나 자제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했다. 당 관계자는 강 정무수석과 황 대표가 마주친 상황을 "강 정무수석이 '삭발 안 하시면 안되냐'는 메시지를 전했으나 황 대표는 단호하게 '조국 사퇴시키시오', '조국 파면시키시오' 두 마디만 했다"라고 표현했다. 황 대표는 현장의 중앙에 마련된 의자 근처로 다가갔고, 사회를 맡은 전희경 대변인의 말에 따라 점퍼를 벗고 자리에 앉아 삭발식을 준비했다.
취재진 뒤쪽의 접근금지선 뒤에 모인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민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황교안을 연호했다. 일부 시민들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113명은 모두 삭발하라", "문재인 정권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황 대표는 삭발식 내내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다가 마지막에는 두 눈을 감은 상태로 마무리했다. 5시13분께 삭발식이 종료되고 황 대표는 취재진과 시민들을 향해 방향을 바꿔가며 몸을 굽혀 인사를 했다.
입장문에는 "저는 오늘 제1야당의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오늘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과 조국의 사법유린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마시라"며 "그리고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며 정부를 향해 거듭 경고를 보냈다. 황 대표가 입장문을 읽는 동안 함께한 한국당 관계자들은 "(조국) 내려와라", "옳소"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그의 결단에 연신 박수를 보냈다. 한국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은 현장에서 그대로 철야 기자회견을 자정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