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층 자손' 끝없는 마약 일탈…"특권의식 대물림 탓"
홍정욱 전 의원 딸, 공항 세관서 마약 적발지난 4월 SK·현대그룹 3세 대마 매수·흡연지난달 CJ그룹 장남, 변종 대마 밀수·투약전문가 "사회·경제적 지위 높아 특권의식""자기들만이 즐기는 도구·수단으로 여겨""'유전무죄, 무전유죄' 우월감으로 오만함"
사회지도층 자제들의 마약 범행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사회지도층 자제들의 마약류 밀반입·투약 혐의가 적발된 건 불과 6개월 사이 4차례다. 2일 법조계와 세관 등에 따르면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출신 홍정욱(49) 전 헤럴드경제 회장의 딸 홍모씨(19)는 지난달 27일 오후 5시40분께 대마와 LSD 등을 소지(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한 채 인천공항을 통과하려다 세관 검사에서 적발됐다. 홍씨는 카트리지형 대마 뿐만 아니라 '강력 마약' LSD와 일명 '슈퍼맨이 되는 각성제'로 불리는 애더럴을 자신의 여행용 가방과 옷에 감춘 채, 대항항공을 타고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인청공항으로 들어오다가 X-레이 검색에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홍씨가 소지한 LSD는 코카인의 100배, 메스암페타민의 300배에 달하는 효과를 나타내며 미국 마약 단속국에서 헤로인·엑스터시 등과 함께 '1급 지정 약물'로 분류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LSD는 쉽게 말해 환각성 등이 제일 센 마약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올해 마약 혐의로 처음 경찰에 붙잡힌 유력인사 자제는 SK그룹 장손 최모(31)씨로, 지난 4월1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최씨는 공급책 2명으로부터 지난해 3~5월, 올해 3월 총 17차례에 걸쳐 대마 63g(시가 955만원 상당)을 상습적으로 매수·흡입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6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최 회장의 장남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이다. 여기에 현대가(家) 3세 정모(30)씨 역시 같은 혐의를 받았고, 그는 4월21일 영국에서 일본을 거쳐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후 현장에서 체포됐다. 정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마를 16회 구매하고 26회에 걸쳐 흡입한 혐의를 받았고, 최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져 역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정씨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8남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이다.
이씨는 항공화물 속에 액상 대마 카트리지 수십여개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숨겨 들여오다 공항 세관에 적발됐고, 미국 LA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이를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회지도층 자제들의 마약 범행은 특권의식에 따른 죄 의식·교육 미비에서 빚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경우 그들만의 특권의식을 가지고 마약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다"며 "자기들만이 즐길 수 있는 도구·수단으로써의 역할을 마약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이어 "이런 사람들은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루트와 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또 외국 같은 경우 대마·마약을 비범죄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더 쉽게 접할 기회가 많고, 중독이 될 경우 국내까지 반입을 하는 불법적인 행동들을 하는 것에 대한 죄 의식도 낮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도 "워낙 특권층으로 살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우월감을 갖고 생활했기 때문에 자기들은 '법을 무시해도 상관없다'는 오만함들이 있을 수 있다"며 "보통 사람들은 회삿돈 100만원만 횡령해도 큰 문제가 되지만 이들은 제대로 처벌 안 받는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 앞에 평등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특권의식이나 우월감들이 그런 오만한 행동들을 하게 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자기들은 불법·탈법 행위를 저질러도 대형로펌을 선임해서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하니까 그 자제들이 배운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