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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건 미투'에 與 부실검증 도마…인재영입 작업 '빨간불'

등록 2020-01-28 16: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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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 겨냥 영입 한 달만에 '미투' 의혹으로 자진사퇴

민주당에 또 드리워진 미투 그림자…"사적영역이라 한계"

부실한 인사검증 비판…순항하던 인재영입 작업에 타격

이해찬 리더십도 흠집…김의겸·정봉주 공천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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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 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원 씨는 민주당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2020.0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4·15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 작업에 속도를 내던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대형 악재에 맞닥뜨렸다.

'이남자'(20대 남성)를 겨냥해 야심차게 영입한 '2호 인재' 원종건씨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에 휩싸이며 영입 한 달 만에 자진사퇴하면서다.

과거 당 소속 정치인들에 대한 잇따른 미투 폭로로 곤혹을 치렀던 민주당은 또다시 영입인재의 미투 논란으로 타격을 받게 되면서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불거질 전망이다.

전날 자신을 '전 여자친구'로 소개한 한 여성의 폭로로 미투 논란에 휩싸이게 된 원씨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며 사실상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원씨에 대한 미투 폭로가 나오자 전날 밤 원씨의 소명을 듣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결과 총선 불출마와 영입인재 자격 반납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05년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각막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전국의 시청자를 눈물바다로 만든 사연의 주인공이다.

20대 남성의 낮은 지지율을 고민하던 민주당은 "우리는 정치를 늦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 젊은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2030이 없었는데 과감한 도전을 고맙게 생각한다"(이해찬 대표)면서 지난달 29일 원씨를 영입했다.

이어 원씨는 지난 23일 "지역에 출마하고 경선에 참여하겠다. 당당히 유권자 선택을 받겠다"며 올해 총선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씨가 미투 폭로 하루 만에 자진사퇴하면서 영입인재에 대한 인사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실제 원씨의 영입 당시에도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에서도 영입을 시도했던 인사라는 소문이 돌았고 포털 사이트에 원씨의 연관 검색어로 미투가 떴던 점을 놓고 뒷말이 나왔다.

민주당이 사전에 원씨와 관련한 논란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은 인사검증의 문제를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사적영역에 해당하는 문제라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씨를 영입했을 당시 미투 논란을 인지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확인이 안됐던 것 같다"며 "초기단계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것도 아니고 (당시에는) 피해자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인터넷에) 올린 게 아니고 소문 정도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정부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와 똑같은 검증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사전 검증을 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논문이나 부동산, 대외 발언 등이 우리당의 정체성과 맞는지 사전 검증을 하고 영입했는데 원씨 같은 경우는 사적 영역이라 검증에 한계가 있었다. 구두로 확인하고 본인이 문제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표명, 출당 등의 조치에도 선을 긋고 있다. 원씨가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며 미투 의혹을 전면 부인한 상황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쪽 입장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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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4호 30세 스타트업 청년창업가 조동인 대표를 환영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28. [email protected]
홍 수석대변인은 "지금 조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일방의 주장만 들을 수는 없다"며 "본인은 아니라고 얘기하는데 만약 동일한 상황에서 어떤 주장이 나오면 무조건 본인의 직을 다 내려놓고 인정할 것이냐. 그건 아니잖냐"고 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대응을 놓고 이미 안희정 전 충남지사부터 민병두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을 향해 쏟아진 잇따른 미투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었음에도 당의 인식이 여전히 안이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인재영입 1호로 공관병 갑질 논란의 박찬주 예비역 육군 대장을 발탁했다가 몸살을 앓았던 한국당과 달리 별다른 잡음없이 일주일에 최소 2~3명의 인사를 발표하며 순항하던 민주당의 인재영입 작업에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해보인다.

이번 사태로 인물 경쟁력으로 총선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민주당의 인재영입 취지가 자칫 퇴색될 수 있는 데다 만에 하나 다른 영입인재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불거질 경우 총선 가도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은 '원종건 악재'에도 불구하고 인재영입 작업은 계획대로 간다면서 이날 청년 창업가인 스타트업 '미텔슈탄트'의 조동인 대표를 인재영입 14호로 내세웠지만 원씨의 미투 논란으로 빛이 바랐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진두지휘할 이해찬 대표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남게 됐다.

이 대표는 혹시 모를 계파갈등이나 당내 잡음을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따로 위원을 두지 않고 홀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인재영입 작업의 최종 결정권한을 행사해 왔다.

이에 민주당 당원게시판에서는 이 대표의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요구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의 부실 검증 논란이 도마에 오르면서 또다른 논란의 주인공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전 대변인의 경우 논란이 된 흑석동 재개발 상가주택 매각 차익의 전액 기부를 약속했지만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악화로 여론의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무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복당한 정 전 의원에 대해서도 총선 출마시 '미투'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아빠찬스' 지역구 세습 논란을 불러온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가 당 차원의 만류로 출마를 포기한 것처럼 두 사람의 거취도 불출마로 정리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사람에게 제기되는 문제는 당 지도부도 알고 있으며 순리대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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