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두달]③기초수급자가 보낸 '돼지저금통'…국민은 희망 봤다
모두의 일상이 된 기부…각계각층 행렬 계속"안 받아요" "깎아줄게요"…착한 임대료 운동'사회적 거리두기' 완벽 수행…유럽과 대비돼손해 봐가며 행사들 취소…"시민행복이 중요"
◇기부 행렬에 임대료 인하까지…온정의 손길 이어져 코로나19를 계기로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기부는 국민들의 일상으로 승화됐다. 고통 받는 대구·경북지역과 취약계층, 코로나19 전선의 가장 앞에 서 있는 의료진을 향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연예인과 기업체는 물론 아르바이트비를 내놓은 대학생, 모아둔 기초생활수급비를 내놓은 노인까지 곳곳에서 기부천사가 등장했다. 20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모금액만 905억2527만9900원에 이른다. 16만2596명이 희망브리지에 힘을 보탰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도 지난 18일까지 703억7000만원이 모였다. 대한적십자사에도 같은날 기준 431억7333만9000원의 금액이 쌓였다. 각 지자체에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서울 종로구 무악동에서는 한 주민이 수년간 모은 돼지저금통을 주민센터에 전달하는 일이 있었다. 저금통에 담긴 동전과 지폐의 액수는 약 106만원, 기부자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전해졌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한 건물주는 자신의 건물에 입점한 10개 점포의 임대료를 3개월 간 30% 깎아 주겠다고 밝혔고, 대학가 상권이 밀집한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형성됐다. 울산 신정시장상인회는 "모두 이 위기를 잘 견뎌내기를 바란다"며 임대료 감면을 밝혔다. 이에 각 지자체는 재산세 감면, 지방세 감면 등으로 응답하고 있다. 서울시는 착한 임대인에게 건물보수·방역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이들에게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세액공제하는 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나가 놀고 싶은 봄날인데도…'사회적 거리두기' 완벽 수행 따뜻한 햇빛과 함께 봄이 찾아왔는데 거리는 텅텅 비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들의 협조 수준은 이처럼 높았다. 이른바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 국가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아랑곳 않고 사람들이 나와 활동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유행이 통제될 때가지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 강력하게 실천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정 본부장은 "일부 콜센터 같은 밀폐된 사업장, 종교행사를 통한 집단시설 또는 PC방과 노래방을 통한 집단발병이 보고된다"며 "지금 상황에서 그만두거나 느슨해지면 우리가 경험했던 집단사례들이 더 많아지고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지난 17일 "사회적 거리두기는 방역의 핵심"이라며 "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상황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나와 이웃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백신"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표가 호전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까지 계속할지 문제가 제기되지만 아직은 멈출 때가 아니다"며 "힘들더라도 거리두기는 확실히 더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개발해 소일거리에 나서고 있다. 요즘 SNS와 유튜브 등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달고나 커피’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설탕과 커피가루를 섞어 '최소 400번', '팔이 빠질 정도로' 휘저어 황토색 크림을 만들고 우유에 올려 먹는 방식이다. 지자체는 손해를 감수하고도 행사 취소에 나섰다. 경남 창원시는 57년 전통의 국내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를 취소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 조기 차단에 주력하는 것이 시민의 행복을 지키는 데 더 나은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진해 방문까지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