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메가항공사로 도약④]아시아나 인수까지 남은 과제와 절차는
독과점·특혜 논란, 공정위 절차 등 산 넘어야3자 연합, 노조 등의 반발에 잡음 계속될 듯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정부 주도로 국내 항공업의 구조 재편이라는 큰 방향성을 갖고 추진되지만, 세부적인 과제와 절차는 만만치 않다.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의 반격,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소송전과 잡음, 두 항공사의 결합에 따른 독과점 논란, 혈세 투입 논란, 양사 노조 반발 등을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 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000억원으로, 내년 초 2조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조5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 등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와 교환사채(EB) 인수로 총 8000억원을 투자한다. 한진칼은 이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 혈세가 투입된 두 항공사가 또 한 번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날 이동걸 산은 회장은 "경영평가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한진그룹은 책임경영을, 산업은행은 건전경영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국내 점유율이 60%를 넘기 때문에 독과점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다만 독과점으로 소비자 편의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운임 상승이나 서비스 편의 저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며 "오히려 노선이 다양화되고 마일리지 통합 등 소비자 편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양사 통합 후에도 점유율이 절대적이지 않은 것도 그에 대한 방증이다. 마일리지는 사용가치 등을 검토 후에 통합될 예정"이라고 했다. 독과점 논란과 더불어 공정위라는 산도 넘어야 한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M&A가 마무리되면 공정위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신고서를 내야 한다. 정부 주도의 합병인 만큼 공정위 결합심사가 불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정거래법에서는 회생이 불가능한 회사를 떠안는 기업에는 결합 심사를 면제해 준다. 아시아나항공을 긴급히 회생시켜야 하고, 대한항공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정위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에 퇴짜를 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인수 전 매듭지어야할 각 항공사의 내부 문제도 산적하다. 한진그룹의 경우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3자 연합은 특히 산은이 조 회장 측 우군이 될 것을 우려하며 산은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한진칼의 아시아나 인수 방안을 법률상 모든 수원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무산된 이후 이행보증금을 놓고 현산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일 현산을 상대로 계약금에 대한 질권 해제를 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현산도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지루한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또한 양사의 5개 노조(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도 이번 인수전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이들 노조는 "신규 노선 개척, 항공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위한 여유 인력 투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증진한다는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며 "동종 업계 인수는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통합 이후 무엇보다도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최 부행장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한진의 확약의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두 항공사가 '원 브랜드'가 된 이후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고용 안정, 경영정상화 등을 이뤄갈지도 주목된다. 한편 양사의 통합에 따라 국내에서는 세계 10위권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과 화물 운송 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는 29위로 양사 운송량 단순 합산 시 세계 7위권으로 순위가 상승한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12조6834억원, 아시아나항공은 6조9658억원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173대, 아시아나는 86대의 기재를 보유 중이다. 양사를 합친 기재(259대)는 경쟁사인 에어프랑스(225대)를 제치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