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을 거꾸로 보았다"…이승택 '거꾸로, 비미술'전
국립현대미술관, 25일 개막...250여 점 전시한국 실험미술 대표 이승택의 대규모 회고전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이승택(78)의 개인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오는 25일부터 '이승택-거꾸로, 비미술'전을 개최한다. 독자적 예술세계로 한국 현대미술의 전환을 이끈 이승택의 60여 년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설치, 조각, 회화, 사진, 대지미술, 행위미술 등 장르를 넘나든 250여 점을 선보인다. 이승택 작가는 1950년대 이후 현재까지 설치, 조각, 회화, 사진, 대지미술, 행위미술을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전시명 ‘이승택-거꾸로, 비미술’은 모든 사물과 관념을 뒤집어 생각하고 미술이라고 정의된 고정관념에 도전해온 그의 예술세계를 함축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승택의 대규모 회고전인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60여 년 동안 미술을 둘러싼 고정관념에 끊임없이 도전해온 이승택의 여정을 되짚어보고 미술사적 위상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비미술, 물질-비물질, 주체-대상의 경계를 끊임없이 가로지르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이승택 작품의 다시 읽기를 시도한다. 특히 1960년대 주요 작품들을 재제작해 비조각을 향한 작가의 초기 작업을 되짚어보고 작가의 예술세계 전반에 내포된 무속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무속은 이승택이 서구 근대 조각 개념을 탈피하여 비조각의 세계, 작가가 ‘거꾸로’라고 명명한 이질성의 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었다. 또한 이승택이 초기 작업부터 선보인 사진 매체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 특히 사진과 회화가 결합된 일명‘사진-회화(Photo Picture, 포토픽처)’를 통해 작가만의 거꾸로 미학을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 도록에는 김이순, 윤진섭, 이영철, 이인범, 조수진, 최봉림 등의 작가론을 비롯하여,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 서펜타인갤러리 관장의 인터뷰 등이 수록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1950~80년대 ‘묶기’ 연작을 대거 선보일 뿐 아니라 당대 전시자료를 바탕으로 '성장(오지탑)'(1964) '무제'(1968) 등 1960년대 주요 작품들을 재제작하여 작가의 초기 실험을 새롭게 조명한다. 1971년 제2회 'A.G전-현실과 실현'에 선보인 '바람' 및 1980년대 '바람'(일명 종이나무) 원작을 포함하여 주요‘바람’작품을 대형 설치와 사진 및 영상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이승택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사회, 역사, 문화, 환경, 종교와 성, 무속과 같은 삶의 영역으로 관심의 지평을 확장하면서 퍼포먼스, 대형 설치, 사진 등으로 작업 영역을 넓혀나간다. 전위미술가이자 역사가로서의 이승택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일본·중국·독일 등 여러 나라를 오가며 수행한 '지구 행위'(1991~2000년대) 연작은 훼손된 자연을 치유하고 지구를 되살리고자 하는 생태 회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화판을 불에 태우거나 물감이 흘러내리는 자연스러운 과정과 흔적을 작품으로 수용한 '녹의 수난'(1996), 물을 흘러내리게 하여 그 변화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물그림'(1995/2020)처럼 작가의 행위와 과정을 강조하고, 생동감 있는 현장성을 중시한 회화작품도 살펴본다.
야외 공간에서는 이승택의 대규모 설치 작품 4점이 재연된다. 전시마당에는 '기와 입은 대지'(1988/2020)와 '바람소리'(1970년대말/2020)가, 미술관마당과 종친부마당에는 1970년 홍익대학교 빌딩 사이에 100여 미터 길이의 푸른색 천을 매달아 바람에 휘날리게 한 기념비적 작품 <바람>을 포함한 1970~80년대 <바람> 연작 2점이 재연된다. '이승택-거꾸로, 비미술'전은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을 통해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12월 31일 오후 4시부터 30분간 전시를 기획한 배명지 학예연구사의 설명으로 전시를 소개한다. 중계 후에도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계속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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