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것보다 더 투자하는 네이버...R&D 매출의 30%로 확대 목표
이해진 GIO, 현 25%에서 장기적으로 상향할 계획작년 R&D 투자 1조3321억원…영업이익보다 많아글로벌 사업 분기점에서 성공 의지 및 자신감 표출
국내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네이버는 최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글로벌 사업에서 자신감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보다는 성장성에 더욱더 재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R&D 투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IT 공룡에 맞서기 위해서는 기술 고도화만이 답이라고 본 것이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 11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도전에 대한 각오와 전략을 발표하면서 "현재 매출의 25% 수준인 R&D 비용 지출을 장기적으로 30%선까지 늘리겠다"라고 밝혔다. 목표 시한을 못 박지 않았지만 과감한 투자를 흔들림 없이 해나가는 것은 물론 오히려 그 비중을 더 키울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는 네이버(라인의 모회사)와 소프트뱅크(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의 모회사)가 지난 1일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통합 Z홀딩스)을 완료하고 그 지주사인 'A홀딩스'를 출범시키면서 해외 사업을 본격화, 더욱 의욕적으로 R&D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해외 사업에 어느 때보다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이미 덩치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R&D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의 R&D 규모는 1조3321억원으로 매출의 25.1% 수준이다. 특히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1조2153억원보다 많다. 즉 번 것을 R&D에 다 쏟아부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로 네이버의 R&D 투자 규모와 그 매출 비중을 각각 보면 ▲2016년 1조96억원, 25.10% ▲2017년 1조1302억원, 24.2%▲2018년 1조4039억원, 25.13% ▲2019년 1조7122억원, 25.97% ▲2020년 1조3321억원 25.1% 등 25%선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네이버가 R&D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기술 고도화가 글로벌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밋업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로 갈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의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또한 저희 사업자들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온라인, 오프라인, 브랜드, 대기업 등 이런 분들의 성장을 돕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려면 R&D 투자는 25% 이상 유지되어야 한다고 판단, 기술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성장하는 데에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컴패니언데이에서 "R&D 투자를 매출의 25%로 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봐도 최고 수준이다"며 "미래를 위한 R&D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익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콘텐츠, 페이, 클라우드 등이 네이버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네이버의 R&D는 중소상공인(SME) 및 창작자들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AI 기술 기반의 상품 추천 ‘에이아이템즈'(AiTems), 장소 추천 '에어스페이스'(AirSpace), 콘텐츠 추천 ‘에이아이콜'(AiCall) 등이 그 예이다.
방대한 장소 정보 데이터 기반의 AI 장소 추천 엔진인 AirSpace 역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네이버앱 ‘스마트어라운드’, 네이버 지도 앱에서 일평균 220만 사용자에게 개인 취향을 반영한 장소들을 추천 중이며, AirSPACE를 통해서만 사용자 클릭을 받는 SME 업체 수는 매일 4만5000여 곳에 달한다. 최근 ‘네이버 예약’에 해당 엔진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전국 여행지에 위치한 다양한 SME들의 오프라인 가게들이 사용자들과 더욱 잘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음성인식, 합성, 자연어처리 등 기술 연구의 결과인 ‘AiCall’은 AI 고객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2019년 ‘아웃백 미금점’ 도입을 시작으로, 현재 ‘골프존’을 비롯해 100여 곳이 넘는 비즈니스와 공공기관에 도입되어 있다. 추후 AiCall이 보다 확장되면 1인 가게를 운영하는 SME들도 반복적인 고객 문의에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달 이뤄진 2020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의 R&D는 AI, 로보틱스, 클라우드 등의 첨단 기술을 SME와 창작자들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스마트한 도구로 전환시키는 데 집중되어 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R&D 투자와 인수, 제휴를 통해 네이버가 아우르는 생태계를 확장하고, 그 안의 이용자와 SME, 창작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