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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and]'1000만·3000만·1억'…與 대선주자 "청년표심 잡기" 경쟁

등록 2021-05-08 09:00:00   최종수정 2021-05-17 0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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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정세균, '현금성 지원' 공약으로 청년 구애

野에선 포퓰리즘 비난…"어느 순간 허경영 초월할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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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 등 돌린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여권 대선주자들의 '구애 경쟁'이 뜨겁다. 청년층에 현금을 지원해주는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1000만원, 3000만원, 1억원. 액수도 적지 않다.

총리 사임 후 대권 경쟁에 뛰어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29일 광주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부모 찬스 없이도 자립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년 적립형으로 1억원을 지원하는 '미래씨앗통장'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4일 고졸 취업지원 업무협약을 맺으며 "4년 동안 대학을 다닌 것과 같은 기간에 세계일주를 다닌 것하고 어떤 게 더 인생과 역량 계발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세계여행비를 1000만원씩 대학에 가지 않은 대신 지원해주면 훨씬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이낙연TV'를 통해 "징집된 남성들이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장만해 드렸으면 한다"고 '이대남(20대 남성)'을 위한 공약을 내놨다.

누가누가 더 많은 돈을 지원해주는지 경쟁하듯 '현금 살포 공약'을 내놓은 건 떠나간 2030 민심을 되찾기 위한 복안이다.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서 청년세대의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분명히 드러나자 청년층에 대한 공약을 쏟아내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재보선 결과 청년층은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에 더 많은 표를 줬다. 청년층이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층이라는 통념에 반하는 결과다.

심지어 민주당은 2030세대에게 가장 '비호감'인 정당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4~5일 '절대로 지지하고 싶지 않은' 비호감 정당을 조사한 결과 20대(18·19세 포함) 응답자들은 민주당을 38.0%나 꼽았다 국민의힘은 29.1%였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조사한 정당 호감도 조사에서도 30대의 민주당 비호감도는 64%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들 공약이 마음만 급해 쏟아낸 '포퓰리즘' 성격이 짙다는 데 있다. 재정만 허락한다면 현금성 지원이 나쁘지 않을 수 있지만 여권 대선주자들의 공약에는 '1000만, 3000만, 1억' 등 액수만 있을 뿐 재원 조달 방식도 없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나라 곳간은 비어가는데 다투어 잔돈 몇 푼으로 청년 유혹하는 데 열심"이라고 꼬집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허경영식 공약'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공상 같은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내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총재와 다를 게 없다는 질타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어느 순간 허경영씨를 초월할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의 발언을 콕 집어 "무조건 대학 안 가면 1000만원을 준다는 건 비전도 책임도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다.

친정인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비난이 나왔다. 박용진·이광재 의원은 '퍼주기 논란' '소는 누가 키우냐'며 현금성 지원을 비판했다.

대권 출마 선언을 앞둔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요즘 대선주자께서 20대를 겨냥한 정책이라며 내놓는 제안들을 보면 '너무 그러지 좀 맙시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며 "있는 재정을 마구 나눠주고 퍼준다고 생각하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안심과 다행의 안전망을 보강하는데 재정이 우선 쓰여야 한다"며 "지금처럼 마구 나눠주는 구상만 우선되면 기존에 필수적인 재정까지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고 퍼주기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역시 대권주자인 이광재 의원도 "(청년들에 대한) 해결책이 현금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건 문제다. 아이들은 대화와 관심을 바라는데 부모는 용돈만 주려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재정 퍼주기 경쟁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며 "고기를 나눠주는 것과 함께 소는 누가,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청년층 표심이 민주당에서 이탈한 건 미래 사회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불안의 구체적 내용은 고용의 질 악화, 기성세대와의 각종 자산, 소득 등의 격차 확대"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야 표심이 돌아올 수 있다. 20대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게 근본적 대책이다. 고용문제, 격차해소를 어떻게 할지에 천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금 지원성 공약에 대해서는 "20대들은 도리어 웃는다. 유치하다는 반응"이라며 "이대남 표심을 잡기 위해 역페미니즘으로 군가산점, 여성징병제를 들고 오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다리가 간지러운데 뒷머리를 긁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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