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최초·최연소...다시 국제 콩쿠르 휩쓰는 'K-클래식'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하던콩쿠르 재개되자 낭보 잇따라
18일 클래식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한국 클래식계에 콩쿠르 낭보가 잇따랐다. 피아노·첼로·실내악·성악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연달아 입상자를 냈다. 최초·최연소 기록도 나왔다. 피아니스트 김수연(27)은 지난 15일(한국시각) 폐막한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입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콩쿠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해 치러졌다. 김수연은 같은 기간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세계적인 음악 경연 대회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선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첼리스트 한재민(14)은 15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2020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콩쿠르 사상 최연소 1위 수상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24)·김동휘(26), 비올리스트 장윤선(26), 첼리스트 박성현(28·리더)로 구성된 '아레테 스트링 콰르텟'은 지난 13일 한국 현악 사중주단으로는 처음으로 '2021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같은 대회 피아노 부문에서도 피아니스트 이동하(27)·이재영(26)이 각각 1위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유럽 지역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에서도 입상자가 나왔다.
콩쿠르 취소로 희망 잃었던 젊은 연주자들…다시 활기 몇년 전부터 'K-클래식'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한국은 클래식 강국으로 통했다. 특히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세계적인 콩쿠르에 입상하면서 이 같은 명성을 얻었다. 사실 2000년대 이전에만 해도 한국은 클래식 변방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0~2010년대 피아노 손열음·김선욱·조성진·선우예권,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김봄소리 등 젊은 스타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음악 경연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작년 콩쿠르가 대거 취소된 이후 연주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근 대회의 경쟁이 더욱 치열했는데, 10~20대 한국인 연주자들이 대거 성과를 낸 것만 봐도 성장세를 알 수 있다. 한예종을 비롯한 영재 중심의 교육이 한국을 콩쿠르 강국으로 만들었다는 분석은 수차례 나왔다. 동시에 너무 콩쿠르에만 치우쳐 젊은 연주자들이 혹사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콩쿠르는 클래식의 산업화가 덜 된 국내 클래식계는 물론 세계 무대의 문을 젊은 연주자들에게 열어주는 몇 안 되는 기회다. 그런데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쇼팽·퀸 엘리자베스 같은 3대 국제 피아노 음악 경연대회를 비롯 상당수의 콩쿠르가 취소되면서, 많은 젊은 연주자들이 상실감을 겪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잇따른 낭보는 입상자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세계 콩쿠르업계에 '한국 연주자 경계령'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 현재 벨기에에서 진행 중인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은 당초 예선을 통과한 58명 중 한국인이 15명으로, 국가별 인원 중 최다를 기록했다. 하지만 준결승 진출자 12명엔 한국인 1명(김수연)만 포함됐다. 김수연은 만만치 않은 연주력을 보여줬에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클래식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세계적인 음악 경연대회에서 한국인 연주자들이 강세를 보이자, 몇몇 나라에선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 계속 나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올해 한국인 연주자들의 입상 소식은 계속 들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한국인 입상자를 대거 배출한 굵직한 콩쿠르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9월에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이 우승한 ARD 콩쿠르와 김선욱이 입상한 리즈 콩쿠르, 10월엔 조성진이 톱스타로 자리매김 한 쇼팽 국제 콩쿠르 등이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