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1' 노리는 野당권주자 10人, 단일화 변수 급물살 탈까

등록 2021-05-17 11:47:39   최종수정 2021-05-24 09:27:02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국민의힘 당권 구도 후보단일화가 중대 변수

권역별, 선수별로 후보 단일화 이뤄질지 관심

영남권 당원 비중 높아…중진 단일화 기류 미미

초선그룹, 단일화 우호적이지만 '룰'이 관건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의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오는 6월 전당대회 출마선언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발언대를 내려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원내·외 인사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각 후보군만 10명 안팎에 달할 만큼 전대(全大) 몸집이 커지면서 단일화와 맞물려 판세 예측도 쉽지 않다.

결국 경선 막판 단일화가 선거 구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선 이번 전당대회에선 후보 간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컷오프 후 단일화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단일화를 둘러싼 후보 간 셈법에 의해 물밑에서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단일화의 향방이 이번 전당대회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전반적인 선거 구도가 영남 대 비영남의 지역 대결에서 초선 대 중진의 신구 대결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교통정리'가 지역 중심으로 이뤄질지, 선수(選數)별로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현재 당대표 선거 후보군으로 영남 출신은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조경태(5선·부산 사하을), 윤영석(3선·경남 양산갑), 조해진 의원(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4명이다.

비영남권 후보는 홍문표(4선·충남 홍성예산), 김웅(초선·서울 송파갑), 김은혜(초선·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이 있고, 4선 출신인 나경원·신상진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6명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3. [email protected]
일단 단일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초선과 중진 사이에 적잖게 온도차가 있다.

중진 사이에선 예전과 달리 선수별로 대표 후보를 추대하거나 단일화하려는 움직임이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당대표 후보군인 5선 주호영(TK)·조경태(PK), 4선 홍문표(충청), 3선 조해진(PK)·윤영석(PK) 의원 모두 당권도전 의지가 강해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로 중도탈락을 감수하더라도 자진 낙오는 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칠 태세다. 원외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과 신상진 전 의원도 단일화 교감은 미미하다. 특히 나 전 의원의 경우 일반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어 단일화를 위해 먼저 손을 내밀 필요성이 떨어진다.

반면 초선 의원들은 단일화를 경선 문턱을 넘기 위한 일종의 관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웅 의원은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나 저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나 김은혜 의원이나 저나 필요한 경우에 자기희생을 할 것"이라며 단일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김은혜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단일화 자체에 닫혀있지 않다"며 "이 판을 저희가 역동성 있게 한 번 끌고 가고 싶다"고 했다. 김 의원은 17일 CBS라디오에 "'경륜이라는 모호한 단어를 기준으로 해서 당대표는 다선 중진이 되어야 된다. 그리고 초선의 도전은 철모르는 무모한 도전이다'라고 치부하면 그 또한 낡은 정치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나경원 전 의원 출마설에 대해서도 "새 판 짜기로 가야지 돌려막기로 가면 안 된다"고 견제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의원모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명수 의원, 권영세 당선인, 홍문표 의원, 주호영 의원, 김기현 당선인, 정진석 의원, 조경태 의원, 서병수 당선인, 박진 당선인. 2020.05.03. [email protected]
이같이 선수별로 단일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이면에는 당심(黨心)이 작용한다.

국민의힘 당원의 대다수가 보수적인 성향이라 차기 대선을 관리하는 당의 중차대한 임무를 선수가 낮고 경륜이 적은 초선에게 맡기기보다는 안정감이 있는 중진을 더 선호하지 않겠냐는 기대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 분포별로도 영남권 당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당원의 약 65% 정도로 높은 만큼 해당 지역의 중진들은 표싸움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영남권 중진들의 단일화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영남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일반 여론조사 반영비율 확대를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한 것도 이 같은 당원 분포와 무관치 않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 "우리는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 이렇게 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당원 90%, 여론조사 10%이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당원 100%이다"라며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공직선거에 나가는 후보를 뽑는 경우에는 국민 민심, 이런 비율을 조금 높일 필요가 있지만 당의 대표를 뽑는 데는 당원의 뜻이 많이 반영되는 것이 맞고 지금 현재 70:30도 그것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구조"라고 했다.

유일한 충청권 주자인 홍문표 의원은 지난해 총선 때 당이 궤멸하다시피한 충청권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는 저력을 과시할 만큼 대체로 보수 당원들의 지지세가 견고한 편이다. '도로영남당' 논란에서도 영남권 후보에 비해 운신의 폭이 넓어 아직 단일화를 모색하지 않고 있다. 4선 그룹에서 경쟁 상대였던 권영세 의원이 불출마로 선회했지만 홍 의원과 물밑에서 단일화를 조율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초선 의원들은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어 당원 비중이 낮은 편인데다, 선수가 높지 않아 당내 지지기반이 단단하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당 외곽에서 '초선 당대표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제1야당의 초선 당대표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나 김웅, 김은혜 의원이 단일화에 나설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윤창현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초선의원 모임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4. [email protected]
이처럼 단일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지만 실질적으로 모두가 수용할만한 '단일화 룰'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아,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초선 그룹의 단일화가 지지부진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안팎에선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선 여의도 정치문법에 의한 합종연횡이나 정치공학적인 단일화를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전당대회에 관심을 갖고 많이 출마하는 건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만 정치공학적 단일화에 나선다면 시너지 효과가 오히려 반감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예전처럼 선수나 지역에 따라 후보단일화가 활발한 분위기는 아니다. 영남지역 당원들도 무조건 영남 후보를 밀어주자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에 관해 "전혀 지금까지 검토된 바 없고 논의한 바가 없다"며 "나중에 만약 컷오프 이후에 저희가 가진 차이점이 크지 않다, 저희가 꼭 당선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그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고 컷오프 전에는 논의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오히려 저랑 사적으로도 친한 김웅 의원이나 이런 분들과 혁신경쟁, 개혁경쟁을 해야 되는 관계"라며 "그런 것들이 오히려 주목받아야 되지 무슨 정치공학적 단일화 이런 게 젊은 사람들의 정치모델이겠냐"고 반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