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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금이 어느 땐데…휴대폰 개통에 '신분증 사본'을

등록 2021.09.20 08: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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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신분증 사본 보내주세요." 

한 이동통신 유통업자가 고객 신분증 사본 수천장을 보관하고 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최근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휴대폰 구매부터 개통까지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여전히 '신분증 사본'을 보내달라는 업자들이 많다.

과거엔 신분증 사본만으로도 휴대폰 개통이 가능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16년 5월부터 개인정보보호와 신분증 복사를 통한 명의도용 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모든 이동통신 유통점에 '신분증 스캐너'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지금은 원칙상 불가능해졌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 온라인상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때 '신분증 사본'을 요구하는 업자들이 많을까.

사실은 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판매채널을 이원화해 사업자들이 서로 영업권할을 침범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판매가 활성화되자, 영업을 온라인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매장에서 휴대폰을 개통하려면 신분증 원본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온라인상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땐 고객이 직접 작성하는 온라인 신청서와 간편 본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된다. 결국 오프라인 사업자가 온라인 영업을 하기 위해 고객에게 신분증 사본을 받아 원본처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신분증 사본을 악용하는 업자 중에는 실제 신분증 크기로 특수 제작된 플라스틱 틀에 포토샵으로 편집한 사본을 올린 뒤 '신분증 스캐너'로 인식해 이동통신사의 개통 승인을 받는 불·편법을 쓴다고 한다. 신분증 사본만 보내면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업자도 있다고 한다.

이 경우 문제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온라인상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때 신분증 사본을 보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적인 답은 신고해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폐기하고 포상금을 받는 것이다.

신고 방법은 '개인정보보호 자율감시센터'에 온라인 신고서를 작성해 보내면 된다. 포상금액은 30만원(제세공과금 제외 후 지급)이며, 신고 접수는 연 3회로 제한된다. 단, 신고는 이동통신서비스를 실 사용목적으로 개통한 이용자만 가능하며, 허위· 거짓 사실을 신고한 것이 확인된 경우 3년간 포상신고 자격이 금지된다.

'신분증 스캐너'가 일선 유통점에 도입된 지 5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신분증 사본을 활용한 불·편법 행위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간 제대로 된 계도나 단속이 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이런 상황을 정부나 이동통신 3사가 모를리 없다.

최근엔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한창이다. 이동통신 유통시장도 마찬가지다. KT와 LG유플러스에서 통신대리점 코드(개통코드)를 획득한 쿠팡이 쿠폰할인, 카드할인 등 각종 혜택을 앞세워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는 것.

이처럼 이동통신 유통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과도기다. 불·편법을 일삼는 업자들을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점에도 온라인 영업을 정식으로 허용하거나, 온라인 개통처럼 절차를 간편하게 개선해야 할 시점이 됐다.

어찌보면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이동통신 3사가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갖춘 본인인증 앱'이라 자랑하는 '패스(PASS)'는 이럴 때 쓰여야 하지 않을까.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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