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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담합' 국감 이슈 부상…공정위, 8천억 제재할까

등록 2021.09.2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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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국내·외 해운사 23곳 운송료 담합
농해수위, 공정위 간부 국감 소환
업계는 "해운법서 담합 보장" 반발
공정위 "담합 허용할 요건 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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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내 해운사 HMM의 플래티넘(Platinum)호가 부산 신항 HPNT에서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HMM 제공)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국내·외 해운사 수십 곳이 운송료를 담합한 사건이 내달 국정 감사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해양수산부를 담당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마저도 공정거래위원회 간부를 국감장에 세우겠다고 나서고 있다. 국회의 압박을 뚫고 공정위가 "800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농해수위는 최근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과 김영무 한국해운협회 부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해운사 담합 사건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런 입장이 여전한지 재차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공정위가 지난 5월 HMM(옛 현대상선) 등 해운사 23곳에 보낸 심사 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 때문이다. 이 심사 보고서에는 "국내 해운사 12곳과 해외 11곳이 2003~2018년 한국~동남아시아 노선 운송료를 담합해 제재가 불가피하다. 총 80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징금은 운송료 담합이 이뤄진 기간 매출액의 8.5~10.0%에 이르는 수준이다. 국내 해운사 11곳에 통보된 과징금만 5600억원이다. 한 업체당 적게는 31억원이, 많게는 2300억원이 배분됐다는 전언이다.

해운업계는 운송료 담합 등 공동 행위가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세계적 대형 해운사가 저가 공세로 중소형사를 도산시킨 뒤 운송료를 끌어올려 화물 주인(화주)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전적이 있어서다. 이에 따라 유엔(UN)도 1974년 '정기선 헌장'을 공포하고, 해운업계에 한해 공동 행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를 인정한 한국 정부도 1978년 해운법(당시 해상운송사업법)을 개정하며 업계의 공동 행위를 허용했다. 해운법 제29조의 '해운사는 운송료·선박 배치, 화물 적재, 그 밖의 운송 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은 해운법이 40년 이상 개정되는 과정에서도 그 취지가 유지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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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에서도 다른 법에서 허용하는 공동 행위는 제재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58조(다른 법률에 따라 행하는 정당한 행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다. 해운업계는 "국내·외 해운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은 해운법·공정거래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58조에 따라 공동 행위가 인정을 받으려면 ▲사전에 화주 단체와 서면으로 협의하고 ▲공동 행위 내용을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하며 ▲공동 행위에서 누구나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국내·외 해운사는 이런 요건을 채우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수 국가가 해운사의 공동 행위에 경쟁법(공정거래법 등)을 적용하지 않고 있지만, 그 내용이나 요건에 촘촘한 기준을 두고 있기도 하다. 홍콩은 운송료 담합의 경우에는 경쟁법으로 제재하고, 싱가포르는 시장 점유율이 50% 이하일 때만 운송료 담합을 눈감아준다. 유럽 연합(EU)은 2008년부터 운송료 담합에 경쟁법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공동 행위를 보장하는 해운법을 존중하되, 그 요건을 지키지 않았다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뉴시스와 전화 통화에서 "공정위는 기업이 공정거래법 등을 어겼는지 엄격하게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하는 규제 기관"이라면서 "업계 사정은 안타깝지만 위법 사례를 제대로 제재하지 않을 경우 '봐주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해운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해운사의 모든 공동 행위 규제를 해수부에 맡기자'는 내용의 해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농해수위는 이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의결을 서두르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공정위가 추진하는 해운사 규제에 소급 적용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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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 회의. (사진=국회 제공) 2021.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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