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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컸는데 생일 챙기냐'는 말에 父 찌른 30대, 2심서 감형

등록 2021-10-20 15:13:14   최종수정 2021-10-20 15: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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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영향, 가족·친족 선처 요구"…징역 3년6개월→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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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전경사진. 2021.04.23.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생일선물 달라고 아버지에게 요구했지만 '다 컸는데 생일 왜 챙기냐'는 말을 듣자 순간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30대 아들이 2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양영희)는 20일 존속살해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수법 및 내용과 반인륜적인 성격, 상해 정도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범행은 모두 미수에 그친 점, 범행 직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점,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정신질환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친족들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1월4일 오전 대구 동구 거주지에서 아버지 B(58)씨가 등을 돌린 채 휴대폰을 보고 있는 틈을 타 흉기로 수 차례 찔러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열상 등을 가해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에게 생일선물을 달라고 요구한 A씨는 ‘너도 다 컸는데, 네 생일을 내가 왜 챙기냐’는 말을 듣게 되자 순간 격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A씨는 지난해 5월 오후 사촌 누나 C(40·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도 받았다.

B씨의 알코올 의존 문제로 사촌 누나와 통화하던 중 "네가 그런 말을 할 권리는 없다"고 말하는 등 C씨가 자신의 말에 동조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각 범행이 모두 미수에 그친 점, 범행 직후 자수한 점,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고 판시했다.

이어 "살인미수 범행 후 8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다시 범행에 이르렀다. 아버지의 방어로 인해 살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자 범행을 단념한 것으로 보인다"며 "존속살해미수 범행으로 인해 B씨의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피해자들을 비롯해 친족들이 선처를 탄원하며 적절한 보호를 다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행위와 결과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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