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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옷소매' 이준호 "내 스타일 이산 보여주고 싶었죠"

등록 2022-01-05 08:18:58   최종수정 2022-01-10 09: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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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이준호(32)는 그룹 '2PM' 모습을 잊게 만들었다. 초반에는 옥택연(34), 황찬성(32) 등 비주얼 멤버들의 연기활동이 주목 받았지만, 이준호는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치열하게 연기 고민한 흔적은 어느새 내공으로 쌓였다. 전역 후 복귀작인 MBC TV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을 연기한다고 했을 때 우려하는 이들은 없었다. 이미 드라마 '이산'(2017) 이서진(51), 영화 '역린'(감독 이재규·2014) 현빈(40) 등이 같은 인물을 맡았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이준호표 이산을 보여줬다.

"군복무를 하는 동안 활동이 고파서 빨리 내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전역 전부터 많은 작품 제안을 받았는데, 옷소매 극본은 앉은 자리에서 계속 봤다. 픽션이지만 실존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초반에는 내 연기가 마음에 안 들었다. 촬영 후 새벽에 집에 들어가도 모니터만 하면서 작품에 몰입했다. 오히려 선배들이 연기한 정조를 찾아보지 않았다. 조선 왕이고 많은 사랑을 받은 선배들이 한 배역이라서 부담감은 있었지만,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내 스타일의 이산을 보여주고 싶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 '성덕임'(이세영)과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인 왕세손 '이산'(이준호) 로맨스를 그렸다. 강미강 작가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회 시청률 5.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 17회 17.4%로 막을 내렸다. 이준호는 '2021 MBC 연기대상'에서 이세영과 함께 최우수연기·베스트커플상을 받았다. 드라마 '김과장'(2017)에서 함께 호흡 맞춘 남궁민이 '검은태양'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이준호는 "김과장으로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 수상했을 때가 자꾸 떠올랐다"며 "최우수상과 베스트커플상까지 받아서 '우리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구나'라고 느꼈다. 사실 마지막 방송이 1월1일이라서 대상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수상 소감도 준비를 못해 머리 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좋은 현장과 배우, 스태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이 시청자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김과장 이후 한 작품이 남궁민 형님과 시기가 겹치거나, 같은 방송국 작품일 때가 많았다. 이번에 공교롭게도 (검은태양이) 금토극 첫 스타트를 끊어주고 내가 다음 주자로 들어갔다"며 "서로 커피차 보내고 늘 해온 응원이었다. 워낙 자주 연락하는 편이다. 형이 이번에 '너무 잘한거 아니야?'라고 한 적이 있는데 최고의 칭찬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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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2015) '기방도령'(감독 남대중·2019) 등에서 사극 연기를 맛봤지만, "왕세손이라는 무게감은 어려움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왼손잡이인 이준호는 오른손으로 젓가락질을 바꾸는 등 노력을 했다. 날카롭고 예민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 내내 식단 관리를 했다. "촬영장에서 연기자들과 식사한 기억이 없는 게 가장 아쉽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 6월부터 촬영을 시작, 한 여름 조명 아래 옷을 몇 개씩 껴입고 연기했다. "가끔 대사를 까먹으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더웠다"며 "왕세손의 위엄 때문에 편안함 몸가짐을 할 수 없었다. 조선시대 왕들이 종기로 많이 고생했다는 얘기를 듣고 공감했다"고 귀띔했다. "초반에는 담도 많이 걸렸다"며 "아무리 힘을 빼도 정자세로 앉고 누군가를 아래로 쳐다봐야 해 고관절과 무릎이 아팠다"고 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해 최대한 담백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옷소매 원작에서 실제 정조 이산 성격이 다르게 표현된 부분이 있는데, 파고들수록 희열을 느꼈다. 여러 역사자료에서 성격 묘사한 부분을 찾아봤을 때 닮은 점이 있어서 편안하게 몰입했다. 군주로서 백성에게 한없이 인자하지만, 자신에게 엄격한 모습이 닮았다. 스스로 계속 채찍질 하고 냉정한데, 팬에게 잘하는 부분이 비슷하다(웃음)."

새드엔딩으로 끝나 많은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16·17회에서 이산은 덕임에게 승은을 내렸다. 새 생명이 찾아왔지만, 덕임은 역병으로 아들을 잃고 친구 '영희'(이은샘)를 앞세워 보냈다. 덕임은 나날이 쇠약해져 만삭 몸으로 산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중년이 된 이산은 병환으로 누워 눈을 감았고, 별당에서 덕임과 재회했는데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이준호는 "'이것이 과거라 해도 좋다. 꿈이라 해도 좋아. 죽음이어도 상관없어'라는 대사 자체에 해석이 남아있다"며 "재회한 산과 덕임의 마지막 장면이 너무 슬픈데도 행복해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여운이 남아있다"고 짚었다. 덕임을 후궁으로 맞은 뒤 "알콩달콩한 대화를 나누고 간질간질한 설레임을 주는 장면이 적어서 아쉬웠다"며 "정지인 PD님과도 대화를 나눴는데, 시간과 회차가 정해져 있고 그런 아쉬움이 클수록 슬픔이 크게 다가와서 극적으로는 어울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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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촬영장은 "모든 것이 좋았다"고 할 만큼 완벽했다. 촬영장에서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을 받는 게 쉽지 않은데, "PD님이 포용적으로 받아주고 현장이 정말 즐거웠다. 좋은 분위기가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게 앞으로도 당연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세영(30)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덕분에 마지막까지 정조로 있을 수 있었다"며 "합이 정말 잘 맞았고, 애드리브 할 때도 스스럼없이 편하게 했다. 촬영장에서 이세영, 오대환 선배와 함께 할 때 행복했다. 그 인물로 현장에 있어서 몰입하기 참 쉬웠다"고 설명했다. 대선배인 이덕화(70)는 제작발표회에서 "이준호 연기력이 짙다"며 "공부하고 배워서 나오는 게 아니다. 타고났다"고 극찬했다. 이준호 역시 "선배님 에너지가 엄청나서 놀랐다"며 "현장에서 재미있고 분위기도 좋게 만들어줘서 보고 배울게 많았다. 오래 함께 하고 싶은 분"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준호는 어느덧 데뷔 14년 차를 맞았다. 2008년 2PM으로 데뷔, 가수·연기활동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2013년 영화 '감시자들'(감독 조의석·김병서)로 연기를 시작했고, 9년간 많은 작품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 똑같이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많은 분들이 배우로서 매력을 알아봐 줘서 감사드린다. 얼떨떨한 느낌도 있다"고 했다. 가수·연기 둘 중 하나를 소홀히 하고 싶지는 않다. "늘 안녕하세요. 가수 겸 배우 이준호입니다"라고 인사하는 이유다. "오래 봐도 빛이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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