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중혁 작가 "일상 재미있게 보내면 창의성 뒤따라와"
에세이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 출간"코로나 때문에 집필…혼자 즐겁게 노는 방법 100가지"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강의를 다니다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냐고 물어봐요. 아마 제가 창의적이라 생각해서 그런 질문을 하는 거겠죠? 그렇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중혁 작가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창의적이라고 하면 발명 등 거창한 걸 생각하는데 오히려 일상을 재미있게 보내는 것이 창의적 행동의 가장 중요한 큰 점"이라며 "일상에서 사소하고 미세하게 창의적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신간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는 매일 찾아오는 하루를 어떻게 해야 더 신나고 즐겁게 살아낼 수 있는지를 100가지의 방법을 통해 제시하는 책이다. 도서 소개 프로그램 '북유럽'과 예능 '대화의 희열'에서 MC로 활약하며 유쾌한 입담을 선보인 김 작가의 에세이로,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머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하루하루를 신나고 즐겁게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썼어요. 개인적인 에세이를 써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독자를 미리 정해놓고 글을 쓴 건 처음이에요. 제가 실제 해본 100가지 방법들이라 진짜 제 생활이 드러나지요. 가장 내밀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100가지 방법 중 오늘 가장 추천하는 한 가지 방법을 묻자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뭐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다 하나씩 해보면 된다"며 "랜덤으로 한번 보겠다. 진짜 랜덤"이라고 책을 펼쳤다. "하루종일 반대쪽 손으로 살아보는 건 어때요? 굉장히 재미있어요. 저는 오른손잡이인데 왼손을 사용하다보면, 어설프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죠. 평소 잘 안 쓰는 감각을 쓰다보면 평소와 다른 하루라고 느껴질 거예요." 하루를 신나고 즐겁게 잘 살기.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지만 실제 하루를 신나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김 작가는 "꼭 큰 돈을 벌거나 엄청난 이득을 얻어야만 신나게 되는 것이 아니다"며 "하다못해 라디오를 틀었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신나지 않나. 주변에 신나는 일이 많은데 다른 것들 때문에 못 보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늘 아침엔 영화를 하나 봤어요. 토스트랑 커피를 마시며 좋은 영화를 보다니,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요. 오감을 동원하면 신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아요. 예쁜 걸 보고, 좋은 걸 듣고 그럼 신날 일이 많죠. 그런데 '사소한 것 갖고 왜 호들갑떠냐'고 하는 순간 삶이 안 신나져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혼자 노는 걸 워낙 잘 하는데 이 방법을 잘 터득하면 인생을 좀 더 신나게 살 수 있다"며 "코로나 시대 이 능력은 옵션이 아니라 모두가 갖춰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때문에 이 책을 썼어요. 옛날에도 혼자 잘 놀았지만 안 나가는 거랑 못 나가는 거랑은 큰 차이가 있죠. 저도 그런데 하물며 원래 활동적인, 야외활동을 많이 하던 사람들은 지금 어떨까 싶었어요. 그동안 내가 익혀둔, 혼자 노는 법을 전수하면 좋겠다 생각했죠." 제목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는 김 작가의 신조이기도 하다. "자기 전에 오늘 하루를 떠올리며 '재밌었어. 내일도 재밌는 거 해야지'라고 하면 얼마나 좋아요. 이 책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어릴 때부터 글을 좋아했어요. 글을 좋아하니까 어느날 보니 제가 소설을 쓰고 있더라구요. 5~6년 동안 투고는 많이 했었는데 계속 안돼서 접으려고 했죠. 그때 연락이 왔어요. 소설만으로는 돈을 많이 벌 수 없으니까 다양한 일을 하는데 그래도 소설 쓰는게 제일 재미있어요." '대화의 희열', '북유럽', '책, 기억록', '말술클럽' 등 여러 방송에서도 활약했다. "글을 쓸 때는 다 완성된 걸 내보내는 거니까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커요. 반면 방송은 시간이 정해져있어서 일단 부딪치고, 해내고, 끝나면 사라져요. 글을 쓰다가 지친 마음이 방송을 하면 정화가 되더라구요. 혼자 글 쓰다가, 여러 사람들과 얘기하는 방송을 하면 서로 왔다갔다 보완해주는 느낌이죠." 특히 시즌3까지 나온 '대화의 희열'의 경우 '김중혁'의 얼굴과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렇게 고퀄리티로 바라볼 수 있는 방송이 별로 없다"며 "PD와 작가가 정말 조사를 많이 하고, 섭외에도 제작진들의 수고가 많다"고 전했다. 2018년 방송됐던 히스토리채널 예능 '말술클럽'의 경우 아쉬운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금은 술에 대한 프로그램이 많은데, 그때만 해도 거의 없었죠. 전통주라는 소재도 좋고 참 좋은 프로그램이었는데, 이젠 거의 찾아보기 힘들 거예요. 시대를 앞서간, 너무 빨랐던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아요. 하하."
"저 뿐만 아니라 작가들은 다들 말을 잘 해요. 말을 잘 한다는 것에 대한 기준이 뭘까요? 작가들이 말하는 스킬은 떨어질 수 있지만 어떤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구사 능력은 출중해요. 물론 이게 방송과는 잘 안 맞을 수도 있지만, 내용면에서 본다면 저는 작가들이 대부분 말을 잘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자율주행 차가 만들어지면 도시 풍경이 바뀔 것"이라며 "만약 모든 자동차의 70~80%가 자율주행 차라면 세상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면 너무 재밌지 않나. 그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작은 '약간의 SF와 판타지'가 섞인 장편소설이다. 그는 "엉뚱한 집단과 말도 안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책을 쓰면서 제 삶이 창의적인 삶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혼자 있는 순간들이 굉장히 많은데 사실 나쁜 일을 할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악플이라던가. 요즘 서로 연결이 느슨해지다보니 오히려 더 다른 방식의 연결을 찾고 그게 온라인이 되고 있는데, 서로 다정해지는 법을 많이 개발했으면 좋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