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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메타버스 시장 ①]삼성이 점찍은 '메타버스'…훈풍 불까

등록 2022-03-21 15:30:00   최종수정 2022-04-04 09: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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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같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시장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동안 시들해졌던 메타버스가 최근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대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를 차기 수종 사업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밝히면서다. 특히 삼성전자가 로봇과 함께 메타버스를 신성장 사업으로 지목해 관련 산업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았다. 메타버스는 과연 황금알 시장일까. 아니면 신기루에 불과할까. 긴급 진단해봤다.

[요동치는 메타버스 시장①]삼성이 점찍은 '메타버스'…훈풍 불까

[요동치는 메타버스 시장②]'가상세계 선점하라' 글로벌 대전

[요동치는 메타버스 시장③]팔걷은 정부, 메타버스 산업 육성전략은

[요동치는 메타버스 시장④]황금알? 신기루?…전문가 진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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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022년 가상공간 메타버스가 현실로 다가왔다.당장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을 현장 행사 없이 온라인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으며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1992년 SF소설 <스노우 크래쉬>에 처음 등장한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단어다.MZ세대 조자홍(21) 씨와 윤지원(21) 씨가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네이버 제페토, SK텔레콤 이프랜드, 스페이셜,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홀로그램 영상과 사람을 다중촬영) 2021.12.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메타버스와 로봇 등 신사업 발굴로 성장 모멘텀을 확대하겠다."

지난 16일 경기 수원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 이날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로봇과 함께 메타버스를 삼성의 미래 신사업으로  콕 집어 지목했다.  한 부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 육성 발굴도 병행해 지속 성장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지 메타버스 경험을 할 수 있게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 파급력이 적지 않았다.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반등했다. 이튿날 선익시스템은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29.78%)까지 상승한 2만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외에 덱스터(11.34%), 스코넥(9.26%), 맥스트(8.79%), 코세스(8.58%), 자이언트스텝(8.07%), 위지윅스튜디오(4.30%) 등도 강세로 마감했다.

◆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없앤다…메타버스 신 시장 열리나

메타버스(Metaverse)란 추상이나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또는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일반적으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 초월적 3차원 가상공간을 일컫는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단순히 게임이나 오락을 넘어 실제로 사회·경제 활동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사실 1992년 미국의 공상과학(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나왔다. 이후 주요  SF 영화 소재로 활용됐다. 메타버스가 등장한 첫 영화는 1999년작 '매트릭스'로, 이 영화에서는 인류 대부분이 인공지능이 만든 가상세계에서 마치 현실인 것처럼 살아간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018년에 만든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은 사람들이 현실보다 가상세계에 빠져서 사는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더 이상  SF 영화 소재가 아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가상공간 속에서도 현실 속 움직임 그대로 행동하면서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혼합현실 체험 플랫폼'을 개발했다. 체험자는 '햅틱슈트(Haptic-suit)'를 착용하고 '트레드밀(Treadmill : 넓은 벨트로 된 바닥을 모터로 회전시키고, 그 위를 걷거나 뛰도록 만든 운동 장치)'을 걸으며 가상공간을 탐험한다. 터치센서로 촉감과 역감도 느낄 수 있다. 이를 개발한 권오흥 박사는 "'메타버스'의 태동을 알리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디바이스와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반도체, 블록체인, XR(확장현실) 콘텐츠 등 다양한 융합기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고 이같은 융합 기술이 반드시 전제 돼야 하는 건 아니다. 이미 MZ(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세대들의 아바타 서비스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접촉과 모임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쌓여진 이용자들의 현실 탈출 욕구가 메타버스 열풍을 더욱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성공사례가 로블록스다.  로블록스는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물론,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상의 공간에서 게임을 설계, 제작하는 것은 물론 가상 공간에서 만난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 플랫폼으로도 활용된다. 가상의 아바타로 친구들과 소통하거나, 친구들과 프라이빗 룸을 만들어 친목을 다질 수도 있다.  이같은 장점에 힘입어 MZ세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로블록스의 하루 평균 사용자 수는 4700만명을 돌파했으며, 총 이용 시간은 112억 시간을 넘어섰다.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초 출시되면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아바타를 생성해 나만의 마을을 꾸밀 수 있고, 다른 이용자의 마을에도 놀러가고, 친구를 맺을 수도 있다.  일상적 만남이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에 온라인으로 친구를 초대하고 만날 수 있어 품절 대란이 일어난 바 있고, 2020년 3월 출시 한 달만에 1300만장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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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롯데정보통신과 자회사 칼리버스가 구현한 롯데의 메타버스 세계 (사진=롯데 제공)

미국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포트나이트' 게임 속 가상 콘서트로 실제 공연의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냈던 사례도 유명하다.  배틀로얄 게임 '포트나이트'가 지난해 새로운 3D 소셜 공간인 '파티로얄'을 선보였고,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이나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해 9월에는 전세계에 한류열풍을 일으킨 방탄소년단(BTS)가 포트나이트에서 신곡 '다이나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만든 '제페토'가 최근 누적 글로벌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하며 출시 1년 만에 기업가치를 10배 가까이 올렸다. 얼굴, 머리, 옷, 액세서리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는 3D 아바타와 2만개 이상의 맵이 인기 비결이다. K팝 팬들을 겨냥해 진행된 블랙핑크 팬사인회, 잇지 팬미팅 등의 이벤트에는 각각 4600만명, 680만명의 글로벌 팬이 몰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제페토 롯데월드는 오픈 3주 만에 300만명이 다녀갔다.

◆ 네이버, 카카오, 롯데 이어 삼성까지 가세하며 기대감 '활짝'

올들어 한 풀 꺾였던 메타버스 시장 열기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건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가 확인되면서다. 네이버와 SK텔레콤, 카카오, 롯데그룹 등이 잇따라 올해 메타버스 사업을 중점 추진사업으로 보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시장을 관망해왔던 삼성전자가 메타버스 투자대열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관련 디스플레이·스마트 기기를 출시하는 건 물론 관련 기술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도 본격 추진할 것이라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이기종 산업간 합종연횡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EMERGEN 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약 476억9000만 달러(57조 7907억 원)에 도달했으며, 2028년까지 8480억 달러(1027조 6064억 원)로 연평균 약 43.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 시대를 꿰뚫는 지혜, '초세계''의 저자 안병익 한국푸드테크협회장은 "메타버스가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MZ세대와 깊은 관련이 있다. MZ세대들은 아바타라는 부캐로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에 거부감이 덜하다. 또 현실을 벗어나 가상세계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하고 현실과 다른 부캐로 살아가는 걸 즐긴다"며 "기존 세대는 현실과 가상세계의 자아가 분리되는 것을 싫어하지만, MZ세대는 부캐가 자신과 똑같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부캐로 활동하는 것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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