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인사청문회…저축은행 개악·론스타 고문 쟁점
2006년 저축은행 사태 책임론…피해자만 10만명文저서엔 "韓 MB 정부서 승승장구…우연치 않다"민주당 고심…자칫 자당 유산에 대한 공격될 수도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내정자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통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저축은행 사태 책임, 론스타 사태 관여 등 쟁점부터 미래 비전까지 전방위 공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4일 정치계에 따르면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논란은 한 내정자 인사청문회의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던 2006년 당시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여신 한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신용카드 사태 이후 대출 부실이 커진 상태에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한도까지 없앤 것이다. 저축은행은 수익률이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크게 늘렸다.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불거졌다. 저축은행의 부실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삼화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 등은 결국 영업정지에 이르렀다. 저축은행에 예금한 이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됐다. 피해자만 10만명,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이른다.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지난 1일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저축은행 사태를 촉발한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악의 책임자"라며 인수위에 총리 임명 반대 진정서를 낸 이유다. 정의당은 한 후보자의 이같은 의혹에 대해 "윤 당선인이 중시하는 법치, 공정, 상식의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지 따져보고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국계 펀드사인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김앤장의 고문으로 재직한 것 역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정부가 2003년 매각한 외환은행을 헐값인수한 뒤 재매각해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한 내정자는 2002년 11월부터 8개월간 김앤장의 고문으로 재직했는데 론스타의 외환은행 시점과 정확하게 맞물린다. 한 내정자는 이같은 의혹에 "사적으로는 전혀 관여된 바가 없다"며 해명했다. 그는 이날 첫 출근길에서 취재진에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이 나오면 설명을 할 것"이라면서 "론스타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정부의 정책 집행자로서 관여를 한 부분은 있지만, 김앤장이라는 사적인 직장에서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저서에서 한 내정자를 두 차례 비판한 것도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은 저서에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10·4 공동선언에 대해 국회 비준동의안을 받으려 했으나 '한덕수 국무총리가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며 우회 비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한 내정자가) 참여정부 말부터 (미국산) 쇠고기 개방 추진에 앞장섰다"며 "이명박 정부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우연한 일로 보이지 않는다"고 거론했다.
다만 한 후보자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출신인 만큼 검증에 나선 민주당의 고심도 깊다. 자칫 민주당의 과거 유산에 대한 공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내정자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고 원만하시고 관리능력 이런 부분이 아주 좋으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한 전 총리가 저축은행 사태, 론스타 사태 연루된 의혹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구체적인 검증 과정은 국회에서 걸러질 문제"라며 당장의 답변은 피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조국 교수 사건을 겪으면서 국민들 눈높이가 굉장히 높아졌는데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인사청문회의 긴장감을 유지했다. 한 내정자는 인수위에서 200m 떨어진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서 국회 검증에 대비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