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침체 '경고음'…성장률 전망 줄줄이 ↓
IMF "올해 성장률 3.6%...0.8%포인트 하향"줄줄이 국제기구, 싱크탱크 전망치 낮춰"우크라 사태·코로나 여파 불확실성 커"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세계 경제가 극심한 불확실성의 시기에 들어섰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겹치며 국제기구와 싱크탱크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국제기구와 싱크탱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식품, 원자재 공급 차질과 중국의 봉쇄 조치를 반영해 성장과 무역에 대한 전망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인 4.4%에서 무려 0.8%p 하향한 수치다. 2023년 전망치 역시 3.8%에서 3.6%로 소폭 낮아졌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자극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샤 IMF 경제자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 경제 전망이 심각하게 위축됐다"며 "세계 경제가 아직 대유행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위기가 전개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번주 IMF·세계은행 춘계회의에 참석하는 정책 입안자들의 핵심 주제가 되고 있다. 회의에선 경제 회복을 유지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유지하고 동시에 세계 빈곤층을 물가 상승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원자재를 수출하는 일부 국가는 연료와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얻겠지만 대부분은 혼란을 겪게 된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식량 안보 관련 연설에서 "전쟁이 이미 심각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가격 및 공급 충력이 현실화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제기구와 연구단체들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WB)은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인플레이션이 미칠 영향을 경고하며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4.1%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2021년 5.8%에서 2022년 2023년 연간 3.3%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세계 투자자들 대상 조사에선 3분의2가 향후 몇달간의 세계 성장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개발도상국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에너지, 비료, 식품의 급격한 가격 인상과 금리 인상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에너지, 곡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석유 생산국 3위이자 유럽 천연가스의 40%를 공급해왔고, 세계 밀 수출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금속 수출국이기도 하다. 대러 제재가 유럽 경제에 영향을 미칠 위험도 있다. 독일 경제연구소들은 지난주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경우 내년 독일 경제 성장이 -2.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세계의 공장'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에 나서며 공급망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신흥국 절반 이상이 물가상승률이 7%를 넘어선다. 선진국의 60%는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포함한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올리고 코로나19 시대 지원을 종료하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려고 하지만,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올해 세계 무역 성장세도 둔화될 전망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7%에서 최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2.4~3% 사이로 낮춘다고 밝혔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팬데믹과 전쟁의 이중고를 겪으며 공급망이 붕괴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며 생산과 무역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