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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법인택시 운전기사 30% 줄어..."돈 안되니 떠나는 것"[한밤 귀갓길 전쟁]③

등록 2022-05-30 06:15:00   최종수정 2022-06-14 09: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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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노조 "요금 현실화를 위한 탄력요금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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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12일 밤 서울 서초구 강남역 앞 임시승차대에서 승차 지원단이 마련한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서울시는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 임시승차대(승차 지원단)'를 이날부터 4주간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운영한다고 밝혔다. 2022.05.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돈 많이 주면 오죠. 돈 안 되니까 떠나는 거고."

코로나19 방역정책 전환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각종 회식 등 모임이 활발해지자 심야 귀갓길 '택시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운행 시간 연장 등 고육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기사 수 급감이라는 택시 업계 자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좀처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택시 업계와 노조는 탄력요금제는 물론 택시요금을 인상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27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택시기사 수는 23만9434명으로, 1년 전에 비해 8% 넘게 감소했다. 이중 법인택시 운전자 수도 2019년 12월에 비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기사 감소는 2년 넘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수요가 줄자 상당수의 기사들이 배달 업계 등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택시 업계와 노조 측은 업계를 떠난 택시 기사를 돌아오게 할 방법은 수입 보전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민장홍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 정책팀 과장은 "심야에 택시가 부족한 이유는 수입이 안 나오기 때문"이라며 "수입 보전을 위해선 요금 현실화가 이뤄져야 한다. 택시 요금이 외국에 비해 너무 저렴하고, 인상도 5~6년에 한 번 되는 상황에서 기사들은 지쳐서 떠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택시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는 택시 요금을 올려 받고, 택시 수요가 적은 낮 시간대에는 요금을 덜 받는 탄력요금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삼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정책위원장은 "50대 이하는 배달 업계 '라이더'로 전직할 수 있지만, 60대 이상 고령의 경우 택시 말고는 할 게 별로 없어서 수입이 어느 정도 보장되면 돌아올 것"이라며 "최저시급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월급제나 탄력근무제 등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야간 택시 승차난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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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3월7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카카오 택시가 운행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카카오택시의 승객 골라태우기 정황이 일부 확인돼 택시업계와 공동으로 연간 2회 이상 플랫폼택시 실태조사를 주기적·지속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2022.03.07. [email protected]

현재 탄력요금제는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T 블루 등 앱 미터기를 설치한 일부 가맹 택시업에 한해 운영되고 있다. 호출 장소와 시간대에 따라 호출료가 달라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반 개인택시나 법인택시의 경우 택시 요금 산정 권한을 가진 지자체에서 탄력요금제 도입을 꺼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탄력요금제는 곧 가격 인상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민장홍 과장은 "일부 지자체만 도입한다면 지자체별로 다른 요금 체계로 인해 이용자들의 불만이나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무엇보다 탄력요금제를 도입하기 위해선 기계식 미터기를 앱 미터기로 교체하는 대형 사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앙 정부 차원의 사업 권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국토부는 한 택시 플랫폼 업체와 가맹 택시가 아닌 일반 택시 대상의 탄력요금제 도입 논의를 시작했다. 택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탄력요금제를 요구하는 택시 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며 "탄력요금제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 범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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