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투자전략②]증시침체, 위기인가 vs 기회인가
저점에 근접했지만 예단 못할 대외요소 존재하반기 증시, 변동성 커지며 추가 하락 여지도"중장기 관점에선 기회" vs "반등 모멘텀 부재""평단가 낮추는 매매" vs "기술적 반등시 현금화"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미국발 긴축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3300대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이달 들어 2300선까지 붕괴된 가운데, 현재 증시 상황을 바라보는 투자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위기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3일 뉴시스에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취재한 결과 올해 하반기 코스피는 현재 지수보다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대체로 우세했다. 현재도 바닥권 가까이 진입한 상태라고 보지만, 지정학적 갈등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조의 변화 등 예단할 수 없는 대외적 요소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가 저점에 근접했다고 보지만 악재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추가 하락세가 전혀 없다고 단언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2200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 존재했던 침체 사례를 살펴보면 평균 낙폭이 30%를 상회하며, 코스피는 침체 구간에서 미국보다 변동성이 컸다"며 "국내 내재 요인에 따라 침체되는 사례까지 두루 고려하면 고점 대비 낙폭은 45.3%까지 내다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증시 상황을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기로 봐야 할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봐야 할지를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2020년 상반기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되던 때처럼 크게 반등할 것을 기대하며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는 위험할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의 투자는 괜찮다는 측과 반등할 동력을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라 기회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관측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시간이 중요하다. 수개월 내에 수익을 내려한다면 위험성이 있는 상황이지만, 수년 후를 바라보며 투자한다면 유효한 저가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반면 윤원태 SK증권 자산관리팀장은 "고유가에 반도체 업황도 우려스러운 상황인데, 스태그플레이션 전망까지 겹치며 올 하반기에 추세적으로 반등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연말이 될수록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잦아들면서 내년 경기침체 우려에 투자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 단기 저점으로 판단하기 보다 바닥 이후 반등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만약 앞서 보유했던 포트폴리오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라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황 센터장은 "본인의 투자 아이디어를 재점검할 시기다. 그 아이디어가 유효하다면 이번 하락은 저가로 추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증시가 하락 압력이 계속되는 데다 등락폭이 큰 만큼 장의 오전과 오후 양상이 시시각각 바뀔 수 있다. 단기보다는 투자 아이디어에 기초한 평균단가를 낮추는 진중한 매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침체 확률과 기대 낙폭을 고려했을 때 주식을 매도할 때 거두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본다. 주식 매도나 보유한 주식의 축소를 고려하기 보다 변동성 구간을 리밸런싱 기회로 삼을 때"라고 제안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하반기 주가가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 있더라도 저점을 테스트하듯 하락하는 일은 불가피하다"며 "경기 경착륙과 함께 증시 침체 가능성이 확대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반등한다면 현금 비중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는 게 낫다. 새로운 투자를 자재하고 여유자금을 확보하는 편이 낫다"고 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