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어 '빌라'도 하락세로…깡통전세 우려 확산[주택시장 도미노②]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하락전환반사이익 사라져 거래량도 뚝…2개월 연속 하락세감가상각이 빠르고 선호도 낮아 시장 변동성에 취약집값 하락이 본격화되면 깡통전세 문제 본격화 우려
2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1%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작년 10월 0.55%로 정점을 찍은 후 11월 0.48%, 12월 0.25%, 올해 1월 0.03% 등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 2월에는 -0.07%로 하락 반전했다. 이후 3월(-0.01%), 4월(0.01%), 5월(0.02%), 6월(-0.01%) 등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원의 연립·다세대 실거래가 지수 역시 5월 전국 변동률이 -0.10%로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중간 집계를 통해 산출한 6월 잠정 수치도 -0.26%로 하락폭이 확대될 조짐이다. 실거래가격 지수는 시장에서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파악해 작성한 지수로, 실제 신고된 거래 사례만 집계하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통계로 평가받는다. '불장' 양상을 보였던 작년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성북구 석관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오피스텔, 빌라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들어 금리인상 여파로 매수세가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4월 3851건, 5월 3787건, 6월 3079건 등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 6월 5490건에 비해선 30% 이상 쪼그라든 것이다. 작년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대체재인 빌라 시장으로 몰리면서 빌라는 한동안 반사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아파트와 오피스텔 시장이 꺾이자 후행성격이 강한 빌라 시장도 시차를 두고 충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빌라는 아파트보다 감가상각이 빠르고 일반적인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편이다. 통상적으로 조정기에 접어들 경우 아파트보다 더 타격을 받는 경향이 나타난다. 게다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집값 하락이 본격화될 경우 빌라촌을 중심으로 깡통전세 문제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빌라는 주택시장 내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로 불린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집값이 오를 때는 문제가 없지만 빠질 때는 가장 문제가 많이 나타나는 게 빌라"라며 "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빌라촌은 주택시장 내에서 약한 고리로 가격이 내리는 것뿐 아니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축 빌라의 전세 거래 중 30%가량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90%를 웃돌고 있다. 통상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깡통 전세'가 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올 상반기에만 3407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 중 다세대주택 세입자 피해가 1961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우 팀장은 "깡통전세 피해는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집을 사려는 사람은 없고 전세로만 찾는 수요가 있을 때 많이 생긴다"며 "지방의 경우 투기세력이 몰렸던 지역은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도 이런 점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주거 분야 민생안정 방안'을 통해 전세가율이 90%를 초과하거나 경락률보다 전세가율이 높은 ‘깡통 전세 징후’가 보일 경우, 해당 지자체에 ‘주의 지역’임을 통보하고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0일 "최근 서민들의 소중한 보증금을 노리는 전세 사기까지 기승을 부려 어려운 서민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며 "이른바 '깡통 전세'가 우려되는 지역을 선별해서 선제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