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투자②] 저쿠폰채 판매 폭증…개미들도 몰린다
개인, 지난달 채권 3兆 넘게 순매수…최대 규모고금리에 증시 불안…'세테크' 저쿠폰채 인기[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채권 투자에 개인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주식 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채권 투자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특히 '세테크'가 가능한 저(低)쿠폰채권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장외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3조246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개인이 코스피에서 단 803억원을 순매수한 점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개인들의 채권 매수세는 올 들어 계속해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순매수 규모가 3283억원에 불과했으나 매달 증가세를 나타내며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순매수한 금액은 무려 11조3433억원에 달한다. 개인 채권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주식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등에 따라 약세장을 지속하면서 채권 투자로 눈을 돌리는 개인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진다. 때문에 이미 발행돼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싼 가격에 사면 추후 금리가 낮아지는 시기에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매매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높은 '저쿠폰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의 면이율 3% 미만인 저쿠폰채 판매 규모는 약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배 급증했다. 저쿠폰채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세금 부담이 높은 자산가들 사이에서 세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채권을 투자해 얻는 수익은 크게 주기적으로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으로 나눠 지는데, 15.4%의 이자소득세는 이자에 부과되고 매매차익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매매차익은 이자소득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한 저쿠폰채 매매를 통해 수익 전부가 과세가 되는 시중 금리 대비 연 투자 수익률을 무려 2~3%포인트 가깝게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현재 장외시장에서 유통되는 채권 중 과거 저금리시기에 낮은 표면금리로 발행된 저쿠폰채의 경우 최근 금리상승으로 액면가(1만원) 대비 채권가격이 많이 떨어져 매매차익 부분이 커져 있다"면서 "따라서 채권투자로 얻어지는 전체수익 중 이자소득세를 내는 이자수익(표면금리)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세금 부담을 낮추는 데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만기 1년짜리 액면가 1만원에 상환되는 표면금리 1% 채권을 9780원에 매수하면, 표면금리 1%에 대해서는 과세가 되지만, 매매차익 220원은 비과세가 된다. 따라서 채권의 세전 수익률은 연 3% 수준이지만, 매매차익 비과세 효과로 인해 은행 환산 세전 수익률로 환산 시 소득수준에 따라 최대 연 5.5%(종합과세 최고세율(49.5%)인 경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일반 금리상품에 투자할 경우 이자소득세는 물론 연 2000만원 이상의 금융소득에 부과하는 종합소득세까지 물어야 하는 자산가 들 사이에서 저쿠폰채가 효자상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중장년 이상의 전유물로 생각되기 쉬운 절세용 저쿠폰채에 대해 40대 이하 젊은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저쿠폰채의 매수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2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