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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SM 1대 주주…'K팝 슈퍼공룡'에 대한 우려도(종합)

등록 2023-02-10 12:04:30   최종수정 2023-02-14 14: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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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판매량·팬 커뮤니티서 범접할 수 없는 위력 발생할 듯

"K팝은 내수용 아닌 수출용…큰 시너지 날 듯"이라는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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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하이브 사옥. 2021.03.22. (사진 = 하이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방탄소년단(BTS)·세븐틴(SVT)·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엔하이픈·프로미스나인·르세라핌·뉴진스, 보아·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엑소·레드벨벳·엔시티(NCT)·에스파가 한지붕 아래에 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K팝 슈퍼 공룡의 탄생이다. K팝 산업 개척자인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와 K팝 산업 황금기를 일구고 있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손잡았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하이브는 SM의 단독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앞서 SM이사회가 지난 8일 카카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해 카카오가 9.0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지만 하이브가 이를 단숨에 제친 것이다.

하이브는 SM의 소액 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에도 나선다. 12만원과 동일한 가격에 공개매수를 내달 1일까지 시행해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성공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SM 지분 40%를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듀서는 K팝의 아버지로 통한다. 현재 한류의 선봉이 된 K팝 아이돌 형태의 전형을 만들었다. SM은 이 프로듀서가 1989년 설립한 SM기획을 모태로 1995년 창립했다. 1996년 데뷔해 국내 아이돌 그룹의 기반을 닦은 H.O.T를 시작으로 S.E.S, 신화 등 K팝 1세대와 1.5세대의 탄생을 이끌었다.

이 프로듀서는 K팝 제작자로서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멤버의 영입이 자유롭고 그 수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 특징인 NCT, 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한 에스파(aespa)가 최근 대세로 떠오르는 데도 이 프로듀서의 앞선 혜안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SM의 색깔을 만들어온 '에스엠피(SMP)'(SM Music Performance), 광야라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탄생시킨 SM컬처유니버스(SMCU·SM Culture Universe) 역시 이 프로듀서의 아이디어가 주축이 돼왔다.

방시혁은 1994년 서울대 미학과 시절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동갑내기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눈에 띄어 1997년부터 JYP 대표 작곡가로 활약하며 히트곡을 쏟아냈다. 2005년 JYP를 나와 자신의 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리고 2013년 첫 남성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을 데뷔시켰다. 방탄소년단이 명실상부 글로벌 수퍼 그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방 의장 역시 세계적인 제작자가 됐다.

재작년 사명을 빅히트에서 하이브로 변경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미국 경제 전문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에서 발표한 '2022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The World's 50 Most Innovative Companies 2022)에 선정됐다. 또 같은 달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TIME100 Most Influential Companies)에 2년 연속 선정됐다.

SM 경영진은 창업주인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갈등을 빚는 가운데도 지난달 'SM 3.0'을 천명하며 운영 구조 개선을 준비해왔다. 그런데 하이브가 대주주가 되고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한 만큼 SM이 기존에 발표한 노선과 다른 방향으로 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하이브가 '하이브 레이블즈'를 통해 멀티 레이블 전략 운영을 해온 만큼, SM을 레이블로 편입해 방향성은 인정하되 기존 하이브와 시너지 창출을 위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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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왼쪽), 방시혁 하이브 의장. 2023.02.10. (사진 = SM, 하이브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 하이브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코즈(KOZ) 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어도어, 하이브 재팬 그리고 CJ ENM과 합작한 빌리프랩 등의 레이블을 운영 중이다. 또 하이브아메리카를 통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속한 미국 연예기획사 이타카홀딩스도 인수했다. 최근엔 미국 힙합레이블 'QC뮤직'도 품에 안았다.

이런 가운데 SM 이사 출신으로 하이브 CBO(최고 브랜드 경영자)를 거쳐 하이브 레이블인 어도어를 이끄는 민희진 대표의 상황도 주목 받는 모양새다. 다시 SM과 한지붕 생활을 하게 된 셈이다.

다만 벌써부터 한편에서는 K팝 시장에서 하이브의 독과점을 우려하고 나서는 시각도 있다. 음반판매량·팬 커뮤니티서 범접할 수 없는 위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당시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SM엔터테인먼트의 음반 판매량은 1800만장, 하이브 레이블즈의 음반 판매량은 1500만장이었다. 두 회사의 음반 판매량을 합치면 약 3300만장으로, 그해 총 음반 판매량 6000만장의 절반을 넘는다. 지난해 음반 판매량은 8000만장이었는데 SM 소속 그룹과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그룹들의 음반 판매량 역시 더 늘어 이들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재작년과 비슷하거나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재 K팝 글로벌 팬덤 플랫폼은 하이브의 위버스, SM은 자회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버블이 양대산맥인데 이를 통합하게 된다면 절대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게 된다. 다만 이제 K팝이 내수용이 아닌 해외 수출용이 됐기 때문에 오히려 SM과 하이브의 만남이 K팝이 글로벌로 진출하는데 든든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긍정도 나온다. 

그런데 SM 현 대표와 경영진 등 이 회사 내부 구성원 등의 반발이 관건이다. 특히 SM의 현 대표가 카카오와 손잡은 만큼 대중음악계는 내달로 예정된 SM 주주총회에서 돌발 변수가 생길 지 지켜보고 있다. 카카오 역시 우군 확보에 바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탁 SM 공동대표이사 및 경영진(센터장 이상 상위직책자 25인)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SM은 특정 주주·세력에 의한 사유화에 반대하며,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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