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최초 전기차 'GV60', 이것만 갖춘다면… [e차 어때]
특색 있는 디자인에 의외로 넓은 실내 공간뛰어난 주행 성능과 준수한 전비도 눈길문제는 가격…6000만원대면 '대안' 넘쳐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편집자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Electric Car)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전기차 모델들을 경쟁적으로 늘리는 상황입니다. 'e차 어때'를 통해 업체마다 특색이 제각각인 수많은 전기차들을 기자가 직접 타보고, '차알못(차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시선에서 장단점을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주행 성능과 디자인, 공간감 등 전기차에 대해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쓰겠습니다. GV60이 2021년 12월 첫선을 보일 당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GV60은 개성 있는 디자인과 뛰어난 주행 성능은 물론 차량 곳곳에서 제네시스 특유의 고급감까지 느껴졌다. 이를 바탕으로 이 차는 출시 6개월 만에 내수 시장에서 3000대가 판매되며 입지를 굳혔다. 내친 김에 제네시스는 지난해 12월 연식 변경 모델 '2023 GV60'을 무려 503만원(스탠다드 후륜 모델 기준) 올려서 내놨다. 실제 구매가가 6000만원을 훌쩍 넘는 GV60은 과연 시장에서 통할까.
◆디자인 : ★★★★★(이하 별 5개 만점) 쿠페형 CUV 스타일의 GV60을 처음 보면 "내가 알던 제네시스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 곳곳에 곡선이 더해져 귀여운 느낌마저 준다. 기존 제네시스 G80이나 GV80이 형성한 직선적이고 웅장한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르다. 후드와 펜더 부분을 하나의 패널로 구성한 '클램쉘(Clamshell) 후드'가 적용된 것도 눈에 띈다. 귀여운 이미지에 깔끔함까지 더해준다. 2021년 말 출시 당시 "GV60는 제네시스가 제시하는 감성적 차별화를 보여주는 대표 모델"이라고 했던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사장의 말이 다시 한번 실감 났다. 내부에는 또 다른 반전 매력이 있다. 준중형 SUV인 이 차는 짧은 오버행으로 겉에선 봤을 때는 크지 않은 것 같지만, 막상 내부에 탑승하면 꽤 넓다. 2900㎜에 이르는 휠베이스 길이가 어떻게 실내구조를 연출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넓은 실내 공간으로 정평이 나 있는 기아 쏘렌토 휠베이스(2815㎜)보다 85㎜ 더 길다. 트렁크 용량(일반 432ℓ, 폴딩 시 1460ℓ)에 대한 아쉬움만 없다면 4인 가족이 타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격 경쟁력 : ★★ 하지만 GV60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가장 망설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가격이다. 스탠다드 기본 모델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 세제 혜택 후)은 6493만원에서 시작한다. GV60은 전기차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크게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으로 나뉜다. 먼저 국고 보조금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차량 기본 가격 5700만~8500만원 사이는 국고 보조금 50% 지원)에 따라 GV60은 최대 34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지난해 수준(GV60 스탠다드 AWD 20인치, 서울 기준 93만원)으로 지급된다고 가정하면 전체 보조금 규모는 433만원 정도가 된다. 이를 반영해도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최소 6000만원 초반대다. 문제는 이 가격이라면 국내에서 수입차를 중심으로 선택의 폭이 워낙 넓다는 점이다. 전기차도 SUV도 아니지만,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대표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의 5시리즈가 6000만원대에 자리 잡고 있다. BMW 5시리즈의 경우 할인을 받으면 5000만원 중후반대 구입도 가능하다. 비슷한 가격의 전기차를 사려고 한다면 할인 가격 기준 6000만원대 구입할 수 있는 BMW ix3도 고려 대상이다. 심지어 제네시스 안에서도 대안을 찾을 수 있다. GV60의 형님 격인 제네시스 GV80의 시작 가격은 6430만원이다. 가솔린 GV70은 4904만원에 시작해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주행 성능 : ★★★★, 전비 : ★★★★★, 승차감 : ★★★ GV60 주행 성능은 '밟는 대로' 나가는 느낌이다. 기자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최대 출력 160㎾ 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대 출력 320㎾, 최대 토크 605Nm, 1회 충전 거리 368㎞의 동력 성능을 갖춘 퍼포먼스 모델을 탑승했다. 서울의 복잡한 도심이나 고속도로 어디를 달려도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전기차 선택의 또 다른 필수요소인 전비도 나쁘지 않다. 제네시스가 밝힌 퍼포먼스 모델의 공식 전비 21인치 휠 기준 4.1㎞/㎾h였다. 주행 내내 전비가 5㎞/㎾h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해 선보인 아이오닉 6 전비(복합 기준 4.8㎞/㎾h, 20인치 휠·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 AWD 기준)보다 한 단계 좋은 수준이다. GV60의 성능 측면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승차감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보다 가속과 감속이 빠른 전기차 특성상 주행하면서 몸이 앞으로 혹은 뒤로 쏠리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총평 : "가격만 빼면 사고 싶은 차…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가격'" 단정한 느낌의 특색 있는 디자인. 생각보다 넓은 공간감과 뛰어난 전비. 시승을 마치며 현대차가 제네시스 최초의 전기차 타이틀을 GV60에 붙인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선택의 관건은 역시 가격이다. 6000만원대에 제네시스 준중형 전기차를 사기에는 시장에 고려할 대안이 너무 많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