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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터뷰]이소연·조유아 "웹툰서 나온 '정년이' 딱 우리 모습"

등록 2023-03-06 05:00:00   최종수정 2023-03-21 11: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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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정년이', 국립창극단 신작으로 17일 개막

"성숙한 정년이와 당찬 정년이…서로 다른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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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립창극단 '정년이'에서 주인공을 맡은 (왼쪽부터) 이소연, 조유아. (사진=국립극장·황필주 제공) 2023.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빠른 전개로 웹툰을 넘겨보는 느낌이 들 거예요."

국립창극단 이소연과 조유아가 "살아있는 정년이를 직접 만나보라"며 생기발랄함을 전했다. 웹툰 '정년이' 창극으로 처음 만들어져 화제다. 개막 전부터 티켓이 매진됐다. 오는 1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어깨가 무겁죠. 창극단의 새해 첫 작품인데, 웹툰이 원작이라 창극을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객을 만날 거란 기대가 커요. 많은 분이 창극의 매력을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최근 국립극장에서 만난 이소연과 조유아는 마치 쌍둥이처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두 달 넘게 함께 연습하며 봐온 이들은 서로의 정년이를 두고 "성숙한 정년이"와 "당찬 정년이"라고 표현했다.
 
두 배우는 서로 다른 색깔의 정년이를 예고했다. 2013년과 2016년 각각 창극단에 입단한 이소연과 조유아는 정년이의 성장 과정을 그려내며 자신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조유아는 "이소연 배우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어떤 역할을 하든 딱 그 모습이 보이죠. 섬세한 감정 연기가 일품이에요. 제가 주연으로 더블 캐스팅은 처음인데, 언니를 보며 많이 배우고 있어요. 소리와 연기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죠."

이소연도 "조유아 배우는 애써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캐릭터가 되는 좋은 에너지가 있다"며 그의 능청스럽고 자유로운 면을 관찰하며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역이지만 또다른 정년이로 보일 거예요."

'옹녀', '춘향' 등 창극단 간판 배우로 활동해온 이소연은 담백하고 맑은 소리로 여성스러운 배역을 많이 해왔다. 우렁차고 힘 있는 소리를 가진 조유아는 이번 작품이 입단 후 세 번째 주인공이다. '춘향'의 향단, '귀토'의 전기뱀장어 등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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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립창극단 '정년이'에서 주인공을 맡은 (왼쪽부터) 조유아, 이소연. (사진=국립극장 제공) 2023.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년이'는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지만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이 가난을 벗고자 여성국극단에 입단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1950년 한국전쟁 직후 큰 인기를 누렸던 여성국극은 창극의 한 갈래로, 여성이 모든 배역을 연기한다.

매란국극단에 들어가 좌충우돌하는 정년이를 연기하며 두 배우는 소리를, 창극을 하고 싶어 하던 과거 자신의 모습이 자연스레 투영됐다고 했다.

이소연은 입단 전 2010년 객원으로 창극 '춘향전'에 출연했던 때가 떠올랐다. 첫 연습날 당시 능숙하게 해내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막막했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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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립창극단 '정년이' 포스터. (사진=국립극장 제공) 2023.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눈빛부터 손짓 하나, 발 하나 떼는 것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 경험 많은 선생님들을 보며 배워나갔죠. 정년이도 연습생으로 들어가 주변 인물들을 보며 성장하잖아요. 막막함을 이겨내고 소리꾼으로, 창극 배우로 무대의 맛을 알게 되는 희열이 있죠. 정년이의 그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죠."

진도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학교를 다닌 조유아는 목포 소녀 정년이에게 더 감정이 이입됐다. 엄마의 반대를 뚫고 국극단에 들어간 정년이처럼, 그 역시 아빠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리의 길을 고집했다. 조유아의 아버지는 전남 무형문화재 제40호 조도닻배노래 예능보유자 조오환이다.

"정년이처럼 16~17세, 딱 그 나이였어요. 힘든 길이란 걸 알기에 아빠가 국악을 그만하라고 했었죠. 성장기라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서 고민도 많았어요. 그래도 저는 소리가 너무 좋았어요. 아빠 말을 안 듣고 계속하겠다고 고집했죠. 그땐 소리를 들으면 눈물이 그렇게 났어요. 제 마음을 울리더라고요."

웹툰으로 총 137회 연재된 방대한 이야기는 2시간 가량의 무대로 압축된다. 작창·작곡·음악감독은 소리꾼 이자람, 연출은 남인우가 맡았다.

"웹툰은 다양한 캐릭터의 서사를 보여주지만, 무대에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죠. 정년이를 중심으로 라이벌 영서, 지원군 부용과의 관계를 적절히 펼쳐내요. 판소리만 나오는 게 아니라 트로트 등 다양한 음악 장르도 나와요. 전개가 빠른 만큼 정년이의 감정을 잘 쌓아가며 변화를 보여줘야죠."(이소연·조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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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립창극단 '정년이'에서 주인공을 맡은 (왼쪽부터) 조유아, 이소연이 연습하는 모습. (사진=국립극장 제공) 2023.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두 배우는 "누구나 꿈을 꾸고, 좌절도 겪는 만큼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여성 배우의 수명이 짧은 편이잖아요. 감사하게도 저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아직은 내공을 더 쌓아야 하지만, 작창도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한계 없는 배우가 됐으면 해요. 특히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죠."(이소연)

"저는 소리꾼이면서 창극 배우잖아요. '소리 잘하는 연기자, 연기 잘하는 소리꾼'이란 소리를 듣고 싶어요. 항상 활발하고 천진난만한 캐릭터를 해왔는데, '옹녀'나 '춘향'이처럼 진지한 역할이 탐나요. (두 역을 모두 한 이소연을 보며) 긴장해야 할 거예요."(조유아)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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