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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염수 방출 준비 6월 완료"…어민들 반발[후쿠시마 그날 이후①]

등록 2023-03-11 06:00:00   최종수정 2023-03-13 11: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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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재정화→ 희석→ 해양방출 3단계

예산 지원 확대해도 어민들은 "반대"

처리수 국민 인식 낮아…"거짓 소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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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AP/뉴시스]2021년 2월13일 일본 후쿠시마현 소재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모습. 2023.0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11일로 12주년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올해 봄이나 여름 사이에 해양에 방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오염수를 과학적으로 정화하면 바다로 방출해도 환경에 무해하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 뿐만 아니라 주변국에서도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출 준비 현황과 국제사회의 반응, 한국 정부와 수산업계의 입장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원전 오염수 '올 봄~여름' 방출 개시…방출 설비 공정도 막바지 단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이 임박했다.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방출 설비 시공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염수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계속 쌓이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정부는 해양 방출 방침을 결정하고 방출 개시 시점을 '올해 봄부터 여름 무렵'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현 어업단체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 (원전 오염수의)해양 방출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해를 얻었는지 여부는 지금도 확실치 않다. 일본 내부에서도 원전 오염수 방출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허술하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도쿄신문)"는 비판도 나온다.

11일 도쿄신문과 일본 공영 NHK에 따르면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는 오염수가 하루 100t 가량 발생하고 있다. 오염수는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힌 물과 원자로 건물로 흘러드는 지하수와 빗물이 섞인 것이다. 일본에서는 오염수 대신 '처리수(処理水)'라는 용어를 쓴다. 처리수는 높은 농도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를 다양한 설비에서 정화하고 트리튬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특수 처리를 한 것을 말한다.

처리수에 포함된 트리튬은 자연계의 빗물과 바닷물, 그리고 수돗물에도 존재하고 있다. 트리튬을 포함한 물은 일반 원자력 시설에서도 발생한다. 각국이 기준을 만들어 희석해 바다로 방출하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처리수는 1~3호기 내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데브리) 냉각작업에 따라 발생하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에서 정화처리한 물이다. 처리수에는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이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다. 원자로 냉각수가 데브리에 닿아 발생한 오염수는 건물로 유입되는 지하수나 빗물과 섞여 갈수록 불어난다.

이 오염수 저장량은 올해 2월 중순 기준 약 132만t에 달한다. 처리 중인 물까지 포함하면 탱크 용량의 96%가 채워져있다. 오염수 저장탱크는 1000기가 넘어 이미 포화상태다. 이대로라면 계획적으로 폐로(원자로 폐쇄)를 진행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방출 계획은 오염수(처리수)에 대량의 해수를 섞어, 트리튬 농도를 40분의1 미만으로 낮춘 다음, 후쿠시마 앞바다 약 1㎞ 해저에서 방출하는 것이다. 주한 일본대사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해양 방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염수를 정화·재정화→ 희석→ 해양방출의 3단계를 거쳐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정화·재정화)는 트리튬(삼중수소) 이외의 거의 모든 핵종을 최대한 제거하고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권고에 근거한 국가 규제 기준을 충족하도록 했다. 이것이 'ALPS 처리수'이다. 2단계(희석)는 트리튬을 국가 규제 기준의 40분의1의 농도로 만들기 위해 100배 이상으로 희석한다. 3단계(해양 방출)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인가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해양 방출을 개시하는 것이다.

오염수 방출에는 설비가 필요하다. 도쿄전력은 올해 6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한다는 목표로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설비 공사 시작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후쿠시마 앞바다 약 1㎞의 방출 지점 해저에 구멍을 파고 철근 콘크리트로 된 방출구를 설치해 다시 메우는 작업은 지난 2월 중순 완료됐다.

방출구에 연결되는 해저터널은 5, 6호기 바다 쪽 부지 내에서 파기 시작해 약 830m까지 굴착이 끝났다. 해안가에 설치하는 방출 전 처리수를 일시적으로 모으는 수조나 탱크 구역에서 바다 쪽까지 처리수를 운반하는 배관 부설 공사도 진행 중이다. 도쿄전력은 오는 6월까지 모든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4일에는 도쿄전력이 방사능 농도 측정 등 상세한 내용을 담은 방출계획안을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 사실상 방출 수순의 첫 발을 내디뎠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공사는 순조롭다"며 "올 봄께 설비를 완료한다는 목표를 잡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日정부, 어민 예산 대폭 지원…처리수로 광어·전복 사육 실험도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은 원전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트리튬의 농도를 국가 규제 기준의 40분의1,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식수 기준의 7분의1 정도로 희석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현지 어업인들을 중심으로 방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이들은 "수산물까지 오염됐다"는 풍평(風評·잘못된 소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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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AP/뉴시스]2021년 2월 일본 북동부 후쿠시마현 오쿠마초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를 식히는 데 사용된 후 여전히 방사능을 띤 물을 저장하고 있는 탱크(회색, 베이지색 및 파란색)의 모습. 2023.03.11.
일본 정부는 처리수 방출의 안전성을 TV광고나 신문광고로 널리 홍보하거나, 방출에 의해 소문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수산물을 매입하는 기금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2022년도 추경안에는 어업인을 위한 500억엔의 기금을 신설해 새로운 어장 개척이나 어선의 연료비 절감 등을 지원했다.

 2021년도 추경에서는 풍평 피해가 났을 때 수산물을 매입하는 비용 등을 반영한 800억엔의 기금도 마련했다. 2021년 어업인 대책 투입액이 총 300억엔에 달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해양 방출 처리수의 트리튬 농도가 국가 배수 기준보다 낮다는 점 등을 보여주는 TV광고도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계속 쌓이는 처리수를 사용해 광어와 전복을 사육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처리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 트리튬을 일정 농도로 유지한 수조에서 키워 생육 상황이나 체내 트리튬 농도를 지속적으로 관찰·조사중이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봄 이후로 예정된 처리수 해양 방출에 대한 불안 해소를 노린 것"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처리수가 포함된 해수와 보통 해수에서 모두 해양 생물을 사육하고 있으며 이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음을 가시적인 형태로 보여줌으로써 처리수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데 그 목표가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어민, '오염수 방출' 강력 반발

일본 어민들은 여전히 오염수 방출에 강경한 반대 입장이다. 실제로 방출할 수 있을 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어련)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 어떤 처분(해양 방출)도 하지 않겠다고 문서로 약속했다.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해 11월 500억엔 어업인 기금 조성과 관련,  "신뢰관계 구축을 위한 자세로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이 일만으로 어업인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연합회는 도쿄전력이 방출 시기의 기준을 제시한 올해 1월에도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것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남쪽으로 약 110㎞ 떨어진 일본 이와테현 구지(久慈)항은 최근 연안에서 잡힌 까나리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자 휴어했다. 구지항의 뱅어 고기잡이는 2011년 5월 본격 재개됐으나 중개인이 오염 가능성을 들어 값을 터무니없이 깎는 사례가 빈발했다.

구지항의 어부도 사실상 절반 이하로 줄었다. 구지항의 한 어민은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대해 "(원전 사고 후) 풍평 피해는 수 년간 계속되었다"며 "(해양 방출) 영향이 자녀나 손자세대까지 있을지 모르니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요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와 도쿄전력이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떤 처분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있어 후쿠시마현 어업인들로부터 이해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풍평 피해를 되돌아 보면, 영향은 후쿠시마 현내에 머무르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염수 방출에 관한 일본 국민들의 인식은 어민들에 비해 크게 저조한 편이다.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한 처리수에 대한 인지도 조사 결과, 지난해 9월 46.5%였던 것이, 안전성에 관한 광고 등 홍보활동이 시작된 이후에는 55.3%로 상승했다. 일본 정부가 '일정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자평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후쿠시마 지역민영방송인 TV-U후쿠시마의 보도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이 방송은 지진·원전사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도 "이런 가운데 처리수 방출이 시작되면 새로운 풍평으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안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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