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다시 꿈틀]①고금리에 빠르게 월세로 옮겨가더니…올라도 너무 올라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 2년새 25% 상승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와 시장 이자율 이상의 기대수익을 원하는 임대인들로 인해 아파트 월세가격이 오르고 있다. 11일 부동산R114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아파트 월세계약 7만510건의 평균 월세액(보증금 제외)은 65만원으로, 2년 전 같은 기간 5만4490건의 평균 52만원보다 25%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 보증금은 1억3589만원에서 1억2224만원으로 10% 감소했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자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더 내는 방식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 평균 역시 2년 전 3억1731만원에서 최근 두 달 사이 3억566만원으로 3.7% 하락했다. 또 전월세 전환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2020년 12월 전국 평균 4.5%였던 전월세 전환율은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작년 12월 기준 평균 5%로 상승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돌릴 경우 월세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 알려주는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1억원의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5%의 전환율을 적용하면 매달 41만7000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 실제 시장에서는 100만원이 넘는 월세 거래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6일 보증금 4억, 월세 190만원(12층)에 월세 거래가 체결됐다. 또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 2월 보증금 2억원, 월세 485만원(16층)에 실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경기도에서도 100만원을 넘기는 월세 거래 사례가 나타났다. 경기도 수원 망포동 '힐스테이트 영통' 전용84㎡는 최근 보증금 5000만원에 190만원으로 월세거래가 체결됐다. 업계에서는 기준금리가 잇따라 오르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월세가격과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0만6686건으로 전년 대비 0.1%p 감소했지만, 월세 거래량은 45만2620건으로 전년 대비 28.5%나 증가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42.7%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월세 가격 상승으로 월세 부담도 전세대출 이자 못지 않게 커지고 있는 만큼 임차인들이 전세대출 이자와 월세를 잘 비교해 선택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지난해 지속된 고금리에 대출 이자보다는 월세를 내는 것이 유리해지자 수요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수요가 몰렸다"며 "여기에 전세사기, 깡통 전세 등의 리스크와 함께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도 겹치면서 월세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금리 인하가 예상되긴 하지만, 여전히 금리는 높은 상황이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임차인이 보증금을 낮춰 대출액을 줄이는 대신 월세 부담은 커질 수 있다"며 "수요자들은 전세 대출 이자와 월세 비용을 비교해서 지출이 적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