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단독개원 논란에 좌초…앞으로 어떻게 되나
다시 국회로…본회의 통과 요건 상향, 부결 유력간협 정부 규탄, 집단행동 예고…"파업은 안 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의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간호법 제정안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회적 갈등과 불안감이 직역 간 충분한 협의와 국회의 충분한 숙의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간호법은 법안의 목적 조항에 '지역사회'라는 문구가 쟁점이 됐다. 간호사가 돌봄 관련 단독 개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는 보건의료단체 반발에 부딪쳤다. 조 장관도 전날 브리핑에서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유로 ▲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 저해 ▲의료에서 간호만 분리하면 의료기관 외 사고에 대한 보상 청구 등 국민 권리 제한 ▲돌봄을 간호사만의 영역으로 만들 우려 ▲간호조무사 학력 상한으로 직역 차별 등을 언급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따라 간호법은 다시 국회로 돌아가게 됐다. 대통령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다시 상정되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및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통과된다. 전체 국회 의석 300석 중 여당인 국민의힘 의석 수가 115석이기 때문에 전체가 반대하면 부결된다. 앞서 윤 대통령이 1호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도 재의 표결에서 부결된 바 있다.
현실적으로 이번 국회에서는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따라 간호법 제정이 재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간호계의 반발로 집단행동이 예상된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파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간호면허 반납 등 구체적인 집단행동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간협은 이날 국무회의 이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공정하고 상식적이지 못한 불의한 정치인과 관료들을 2023년 총선기획단 활동을 통해 단죄하고 파면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년 간 국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심의의결된 간호법은 애석하게도 좌초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의 진실과 역사적 맥락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며 "다시 국회에서 간호법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