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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논란에 한중관계 '삐걱'…여권, '페르소나 논 그라타' 촉구까지

등록 2023-06-12 16:42:32   최종수정 2023-06-19 09: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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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대사, 내정간섭 논란·숙박공짜 의혹

외교적 기피인물, 본국이 직 박탈 관례

정부, 상황 지켜볼 듯…"가교 적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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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한국 정부에 대한 돌발 발언 논란이 커지면서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9조에 따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수교국에서 파견된 특정 외교관의 전력, 또는 비정상적 외교활동 등을 문제 삼을 경우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할 수 있는 제도다. 이 경우 해당 외교관의 본국은 그를 소환하거나 외교관 직을 박탈하는 것이 관례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주한 중국대사 관저로 초청해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고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한중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저는 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중국을 향해 싱 대사의 경질과 함께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건드리고 내정간섭을 반복하는 싱하이밍 대사의 오만한 언행은 오히려 한중 우호 협력 관계를 해치는 결과만 초래하므로 주한 대사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중국 외교책임자들의 연이은 도발과 무례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발언 장본인인 싱 대사와 중국 정부에 책임 있는 사과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은 대한민국과 상호조약을 체결한 국가 국민 등으로 지방선거 투표권을 제한하는 '상호주의 공정선거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원식 의원은 "싱 대사에게 우리 국민 앞에서 진심 어린 공개 사과를 하라는 최후 통첩을 하고 거부할 경우 지체없이 지정해서 추방해야 한다"며 '페르소나 논 그라타'를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외교부에서도 다음날인 9일 장호진 1차관이 싱 대사를 곧바로 초치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싱 대사가 1박에 1000만 원 상당의 국내 최고급 숙박 시설에 공짜로 머물렀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1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싱 대사는 지난달 16일 중국 진출기업인 A사가 울릉도에서 운영 중인 최고급 숙박시설에 아내와 함께 무료로 숙박했다. 이 숙박시설은 '2인 연박 필수' 조건으로 이용해야 하며, 1박에 최소 1000만 원 상당이라 접대 의혹이 제기됐다. 주한중국대사관은 관련 의혹에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싱 대사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싱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크고, 한중 관계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관으로서의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조치를 하면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대정부질문에서 싱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는 김석기 의원의 지적에 "싱 대사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면서도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며 "비엔나 협약 41조에서 외교관은 주재국의 법령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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