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소득 실험', 어디까지 왔나…8월 첫 성적표[안심소득 1년②]
서울시, 오는 27일 안심소득 2단계 참가자 선정8월에는 1차 소득 지급 효과 등 조사 결과 발표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 구로구에서 컴퓨터 수리업을 하는 A씨(52)는 일거리가 줄어든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스마트폰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컴퓨터 수리를 맡기는 수요도 예전 같지 않아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주인으로부터는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까지 받았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차에 안심소득 시범사업 공고를 보고 참가 신청을 하게 됐고,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숨통을 틔우게 됐다. A씨는 "안심소득을 받아 가게를 수리하고, 이사를 할 수 있었다"며 "가계소득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안심소득 실험이 1년을 맞았다. 시는 지난해 7월부터 1단계 실험 참가자 500명에게 안심소득 지급을 시작했고, 현재 2단계 참가자 1100명을 선정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는 8월에는 1단계 참가자를 대상으로 안심소득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안심소득은 소득이 적은 취약계층에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설계된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소득보장제도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새로운 복지 모델을 찾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되는 정책 실험으로 총 5년간 진행된다.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85% 이하, 재산 3억2600만원 미만을 대상으로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컨대 월 소득이 100만원인 1인가구의 경우 올해 기준 중위소득 85%인 176만6000원에 미달하는 76만6000원의 절반인 38만3000원을 안심소득으로 받게 된다. 소득이 0원인 1인가구의 경우 월 최대 88만원3000원을 받는다. 소득이 없는 4인 가구는 월 최대 229만원을 받는다. 시는 1단계 시범사업으로 지난해 7월부터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500가구를 선정해 급여 지급을 시작한 상태다. 오는 2025년 7월까지 3년간 이들을 대상으로 안심소득을 지원하게 된다. 올해는 2단계 사업으로 중위소득 85% 이하 1100가구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단계 참가자에 대한 급여는 다음 달 11일부터 2년간 지급된다. 안심소득 1·2단계 참여 경쟁률은 68~70대 1에 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안심소득은 기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 집, 자동차 등 재산을 모두 소득으로 환산하고 근로능력,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까지 따지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 121만 가구 중 복지 혜택을 받고 있는 가구는 약 33만 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에서는 다세대 주택에 살던 60대 어머니와 4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 모녀가 생활고를 겪고 있었지만,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각지대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오 시장은 "복지 사각지대 문제는 기존의 복지로는 해결할 수 었고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며 "안심소득을 시행하게 되면 기존 기초수급자 28만 가구, 차상위 5만 가구에 더해 사각지대에 있는 88만 가구까지 총 121만 가구를 빠짐없이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집단보다 기준중위소득 85% 이하의 저소득층이 소득 불안정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준 중위소득 50~85% 집단은 기초생활보장 등의 수급 대상이 되기 어려워 이들을 포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소득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우선 오는 8월께 1단계 안심소득 지급 효과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안심소득이 진행되는 단계, 사업이 종료된 이후, 안심소득 지원이 끝난 이후 등의 변화에 대해 조사를 실시해 나가게 된다. 1·2단계 지원 집단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집단을 선정해 비교 분석도 실시한다. 1단계 비교집단으로는 1023명을 선정했고, 2단계 비교집단으로는 2200가구 이상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시 안심소득팀 관계자는 "기초선 조사 완료 가구를 대상으로 무작위 선정 방식을 통해 2단계 최종 지원가구 1100가구를 확정할 것"이라며 "오는 27일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