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을 돈부터"...정부, PF 자금 융통으로 진화 나설 듯[주택공급 불안]③
정부, 이달 20~25일 공급 활성화 방안 발표부동산 PF 만기 연장·보증 지원 확대 등 검토시장선 민간 리츠 통한 미분양주택 매입 요구공공택지 전매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목소리도
11일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5일 사이에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1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건도 있고 하니 공급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가 있다)"며 "부동산 공급 활성화 방안을 9월 중에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지난 5일 "20일에서 25일 사이 정도를 목표로 (대책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공급 관련 선행지표들이 모두 2~3년 뒤에 주택 공급이 부족해진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20만727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 줄었다. 착공 실적은 10만229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1% 급감했다. 주택 인허가·착공은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다. 실제 입주가 이뤄지는 2~3년 뒤에는 공급물량 부족에 따라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공급 부족 우려는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경색, 공사비 급등 등 복합적 이유로 건설사들이 소극적으로 주택 사업에 나선 영향이 크다. 정부는 '초기 비상상황'을 선언한 상태다. 원 장관은 지난 6일 "금융, 토지, 원자재 생산·공급, 인허가, 청약과 분양 관련 규제 등 전방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주택 공급이 확대 흐름으로 갈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다해 공급 초기 비상 단계를 반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금융 지원과 비금융 규제 완화를 병행해 공공과 민간 공급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건설 업계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강화나 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 PF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문제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를 풀어주는 방안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금융지원 방향과 범위를 논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에는 부동산 PF 만기 연장과 보증 지원 확대 등 PF를 통한 자금 융통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현재 대규모 사업장을 가진 일부 건설사의 경우,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당장은 막을 수 있는데 그다음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현금 흐름이 끊기는 부분이 없도록 하는 등의 자구책을 금융당국, 채권단과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또 민간 기업구조조정 리츠를 활용한 미분양 주택 매입이나 자금조달 등이 기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또 비금융 분야 대책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 용지 전매 허용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허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주택 금융 지원만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김선미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책은 자금조달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인데 일부 미착공 PF 현장들은 사업 착수가 가능할 수 있겠지만 주택 인허가 물량 자체를 증가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주택사업의 사업성을 개선 시킬 수 있는 PF 구조조정, 공공택지 전매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이 포함되느냐가 이번 대책의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 부문의 주택 공급을 확대를 위해서는 LH의 토지 제공, 발주, 직접 사업 진척 상황을 챙겨 공공 부문 인허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또 지나치게 묶어놓은 민간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토지 공급과 인허가 단축은 규제를 풀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금융이나 토지 인허가 등 주택 공급의 비금융적 요인에 대해 비상한 위기의식을 갖고 정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했다. 오피스텔·단독·다가구·생활형숙박시설 등 비주택 규제를 완화하면 새로 집을 짓지 않고도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만큼 비주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번 대책에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최근 5개월 연속 줄고 있지만 여전히 6만3087가구(7월 말 기준)로 적지 않다. 특히 대구, 울산 등 지방에선 미분양 물량으로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