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금융일반

[빚의 굴레 빠진 청년③]다시 고금리 시대…치솟는 연체율[뉴시스 창사 22년]

등록 2023-09-29 08:00:00   최종수정 2023-10-04 14:21:21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미국 긴축 장기화와 레고랜드 사태 여파 등으로 은행 대출금리 상승

주담대 영끌과 빚투족 이자상환 부담 가중, 2030세대 대출 연체율↑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8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전월대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8월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0.963%)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된 0.737% 변동률을 보였다. 사진은 10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3.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미국의 긴축 장기화와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여파 등으로 최근 국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 차주와 빚을 내서 투자한 '빚투'족들의 이자상환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까지 맞물려 매달 원리금과 소액 생활비 대출도 갚지 못하는 청년층은 빠르게 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25일 기준 4.17~7.099%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4.00~6.425%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하단이 4%, 상단이 7%를 넘어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며 연말까지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미국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국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국채 금리 상승은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줘 대출금리가 오르게 된다.

국내에서는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시 고금리로 조달했던 116조원 규모의 예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수신금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은행채 금리와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이 증가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영끌족과 빚투족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향후 금리 하락과 집값 반등을 기대하며 50년 만기 주담대 막차를 탄 차주들의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 청년층의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19개 국내은행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20대 이하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0.7%에서 올해 상반기 1.4%로 2배가 됐다. 이 기간 30대 신용대출 연체율은 0.3%에서 0.6%로 뛰었다. 40대와 50대가 0.3%에서 0.5%로 상승한 것보다 폭이 크다. 60대 이상은 0.5%에서 0.8%로 올랐다.

2030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고금리로 연체가 급증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진다. 매년 이용 고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금리인상으로 연체금액이 급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8월말 기준 비상금대출 잔액과 연체 잔액은 ▲카카오뱅크 2조3069억원, 175억원 ▲토스뱅크 1908억원, 12억원 ▲케이뱅크 1625억원, 13억원으로 집계됐다. 3대 인터넷은행 누적연체금액은 200억원을 넘겼다. 카카오뱅크는 2020년 연체금액이 25억원에서 6.8배 상승한 175억원을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175억원 중 123억원(71%), 토스뱅크 12억원 중 8억5500만원(71%), 케이뱅크 13억원 중 7억8200만원(60%)으로 나타났다.

20대 청년층의 개인워크아웃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이하의 개인워크아웃 원금 감면 확정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3509명에서 올 상반기 4654명으로 증가했다. 2018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8년 상반기 기준 120억원이었던 감면액은 올 상반기 410억원으로 3배 넘게 급증했다. 1인당 평균액으로 환산하면 530만원에서 880만원으로 67% 뛰었다.

최승재 의원은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20대 청년층이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소득이 줄어들고, 그만큼 개인워크아웃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 의원은 "청년층의 은행권 연체율 증가, 소액생계비대출 이자 미납률 증가, BNPL(선구매후불결제서비스) 연체율 증가 등 각종 위기신호가 감지된다"며 "청년층의 부채 문제와 상환능력 제고에 대한 심도 있고 근본적인 해결방안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